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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5년만의 자사주 매입…그룹 지배구조 개편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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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등 활용 전력…중간지주사 전환→SK하이닉스 지분 인수 가능성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SK텔레콤(SKT)이 5년만에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자사주를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해 왔고,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한창 논의 중인 만큼 SKT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T의 최근 대규모 자사주 취득 결정이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SKT가 중간지주사로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SKT는 지난 28일 내년 8월 27일까지 5천억원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SKT가 보유한 자사주 비율은 9.42%(760만9천263주)에 달한다. SKT가 대규모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9월(4천893억원) 이후 5년 만이다.

표면상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SKT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주식교환 방식으로 계열회사의 지분을 취득하고 자회사로 편입하는 인수합병(M&A) 등에 자사주를 적극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6월 4천832억원(169만2천824주)의 자사주 활용,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8년 12월에는 SK인포섹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또다시 주식교환(3천518억원·126만668주)이라는 카드를 썼다.

SKT의 자사주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도 눈에 띈다. 2019년 11월에는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해 3천억원(127만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카카오 주식 217만7천401주와 교환했다. 당시 주당 13만7천789원의 가치였던 카카오 주식은 현재 40만원을 웃돈다. 지난 28일 종가(40만5천500원) 기준으로 SKT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 가치는 8천800억원에 달한다.

[표] SK텔레콤 자사주 취득·처분 내역
[표] SK텔레콤 자사주 취득·처분 내역

◆SKT 중간지주사 모색…자사주 활용 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자사주 취득이 SKT가 중간지주사로 올라서고, SK하이닉스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등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T의 중간지주사 전환은 그룹 차원의 숙제로 꼽힌다. SK그룹의 핵심 지배구조는 '최태원 회장 등 오너→지주사 SK→SKT→SK하이닉스'로 이어진다. 문제는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치다.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인데,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다른 회사를 인수하려면 그 회사의 주식 100%를 소유해야 한다. 그동안 SK그룹이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왔지만, 현금 많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관련 회사를 인수하는 등 새로운 투자를 위한 적극적 M&A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SK그룹은 대안 중 하나로 SKT를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인적분할 가능성을 높은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SKT를 SK하이닉스 지분 등을 보유하는 투자회사와 나머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분할한 SKT의 투자회사를 그룹의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SK하이닉스가 훨씬 자유로운 M&A 등 신사업 투자가 가능해진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려면 SK하이닉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최근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대한 의무 지분율을 30%로 높였다. 현재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하고 있는데, 10%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SKT의 이번 대규모 자사주 취득이 향후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간 지분교환 등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앞서 SK는 지난해 말 7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는데, 역시 지배구조 개편을 그 배경으로 꼽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자사주를 단순한 주가부양 수단이 아니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지분스왑, 계열사의 완전자회사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변화 관점에서 활용해 왔다"며 "이번 자사주 취득도 기존 관련 사업에 대한 지분 강화와 신사업 제휴 등에 다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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