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애플 역시 난감한 상황이 됐다. 애플은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의 흥행을 기대하며 출하량을 높게 잡았는데, 중국 시장이 막힐 경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부품업체에 아이폰12를 연내 7천500만~8천만 대 생산해줄 것을 요청했다. 애플은 다음 달 아이폰12 시리즈를 공개하고 모델별로 순차 출시할 예정으로, 4분기 출하량 목표치인 셈이다.
애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임에도 첫 5G 스마트폰인 만큼 흥행을 기대하고 출하량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11 시리즈의 출하량은 7천290만 대였다.
아이폰12 시리즈는 ▲5.4인치 아이폰12 ▲6.1인치 아이폰12 맥스 ▲6.1인치 아이폰12 프로 ▲6.7인치 아이폰12 프로 맥스 등 4종으로 전작(3종)보다 1종 늘 것으로 예상된다. 크기, 사양 등을 세분화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애플은 출시를 앞두고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됐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자칫 중국 내 '애플 불매' 움직임이 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만일 미국이 위챗을 금지한다면 우리도 애플 스마트폰을 쓰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메신저 위챗의 퇴출을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위챗의 모회사 텐센트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거래금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부연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의 앱스토어에 위챗이 올라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만일 애플 스마트폰에 위챗 탑재가 불가할 경우 아이폰12 역시 흥행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위챗은 중국인 대부분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중국판 카카오톡이라 불린다.
실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0만 명 이상의 응답자 중 90%가 넘는 75만 명이 위챗을 설치할 수 없게 된다면 아이폰 대신 다른 스마트폰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애플 입장에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특히 애플은 그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0% 내외의 점유율로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위챗에 대한 제재가 오히려 미국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애플 신제품에서 위챗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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