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한국과 일본, 대만 반도체 기업의 거래 손실이 3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는 반도체 업계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 대형 고객으로, 반도체 업계 전반에 여파가 우려된다. 화웨이는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구매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들이 반도체·센서 등 화웨이에 공급해 온 부품 규모를 2조8천억 엔(약 31조2천6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소프트웨어나 기술로 개발, 생산한 반도체를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 제재안이 15일 발효되면서 반도체업계들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설계 소프트웨어부터 생산 장비까지 미국의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다.
일본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 기업의 화웨이 부품 공급 비중은 30%에 달한다. 특히 일본 소니는 화웨이에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 등을 공급하고 있는데, 연간 수조 원 규모다. 이 때문에 소니는 미국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가 승인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는 연간 약 6천억 엔의 제품을 화웨이에 납품해왔다. 대만 반도체 설계 업체인 미디어텍도 화웨이와의 거래 규모가 500억 엔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제재로 인해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2%, 11.4%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정부에 화웨이와의 반도체 거래를 승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닛케이는 국제무역법 전문가를 인용해 "특수 사정이 없는 한 (수출 승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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