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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협약 관련 노조법 개정안 두고 경제계 우려…"사측 방어권 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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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ILO 협약 비준 관련 국회에 건의…"산업현장 갈등 증폭시킬 가능성 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오른쪽) [사진=조성우 기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오른쪽) [사진=조성우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국회에 제출한 'ILO협약 관련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통해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은 노동권 강화에 치우쳐 노사균형에 어긋나고 선진국의 제도나 관행과도 맞지 않아 노사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우려가 큰 만큼 사측의 방어권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앞서 정부는 ILO '결사의 자유' 협약(제87호, 제98호) 비준을 위해 지난 6월 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해고자·실업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 허용 ▲생산 및 주요 업무 시설에 한해 이를 점거하는 쟁의행위 금지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2년→3년) 등이다.

대한상의는 정부 개정안이 노동권을 강화한 반면, 기업의 방어권은 부족하고 선진국과 비교해도 사용자에게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 출입 원칙적 금지 ▲모든 형태의 직장점거 파업 금지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 시 현행 '근로시간면제제도' 틀을 유지하는 보완 의견을 제시했다. 파업 시 ▲'대체근로를 금지'하는 현행 규정도 선진국처럼 삭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해고자·실업자의 기업별 노조가입을 불가피하게 허용하더라도 사업장 출입은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된 장소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은 해고자·실업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하면서 노조 대의원·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한편, 사업장 내 노조활동을 인정하면서 사업장 내부규칙 또는 노사가 합의한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상의는 기업별 노조체제인 우리나라에서 정부안대로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 내 노조활동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면 노사간 새로운 분쟁의 소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물론 정부도 보안과 기밀유출 방지를 위해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데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해고자·실업자의 출입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표=대한상의 ]
[표=대한상의 ]

또 대한상의는 직장점거 파업에 대해 전면 금지를 요구했다. 선진국에서는 직장점거가 위법행위로 취급되는데 우리나라는 그 동안 생산시설과 주요업무 관련 시설 점거만 금지돼 사실상 직장점거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 역시 '생산 및 그 밖의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 점거'만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현행 규정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고 불법적 직장점거 관행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주요국에서 파업은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것일 뿐 사업장을 점거해 생산을 방해하면 위법"이라며 "사업장 내 모든 형태의 직장점거 파업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규정이 마련돼야 잘못된 관행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완의견을 제시했다.

 [자료=대한상의 ]
[자료=대한상의 ]

대한상의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금지규정을 삭제하는 개정안에 대해서는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요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돼선 안되며 현행 근로시간면제제도 틀을 유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ILO는 노조전임자에 급여지급 금지 폐지를 권고해왔고, 이에 정부 개정안에서는 관련 규정이 삭제됐다.

아울러 대한상의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면위)를 고용노동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이관하는 개정안과 관련해 "2013년 근면위에서 향후에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한해 면제한도를 재조정키로 의결했다"며 "경사노위로 이관은 조직 성격에도 맞지 않고 면제한도 확대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파업 시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규정의 개정도 요구했다. 주요국에서는 파업시 대체근로를 금지하지 않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만 이를 전면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의는 파업시 기업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노사간 힘의 균형을 위해서는 일정 정도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보완의견을 제시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대립적 노사관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체근로마저 허용되지 않고 있어 일부 유럽국가를 제외하고 근로손실일수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근로자의 노동3권만큼 사용자의 재산권과 경영권도 중요하다"며 "주요국처럼 신규채용과 도급·하도급에 의한 대체근로는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파견허용업무는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 만큼 파견에 의한 대체근로는 금지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재근 대한상의 산업조사본부장은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은 ILO 협약 비준을 위해 노동권만을 강화하고 있어 노사관계에서 힘의 불균형과 산업현장의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크다"며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노사 대등성과 노동시장 경쟁력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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