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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2위의 반란] '팔아서 투자' 홈플러스, 임일순號의 '올라인'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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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환경에도 '혁신 드라이브'…업계 "향후 몇 년이 승부수"

유통업계에서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되는 2위 반란이 심상찮다. 언더독은 경쟁에서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약자'에 비유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 1등과 2등이 뒤바뀌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위 기업들은 소용돌이 속을 걷지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오늘도 급박하게 몸부림친다. 언젠가 올라 설 왕좌의 자리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무한경쟁의 질주에서 앞서가기 위해 혹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치열한 생존전략에 몰두하고 있는 2위 기업의 행보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형마트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빅3' 중 홈플러스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형마트 업체들은 경기 둔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종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정책의 하나인 유통규제 정책이 전자상거래 업체나 식자재마트 등에는 적용되지 않아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임일순 대표는 '코너스', '스페셜', '풀필먼트' 등 전략을 전면에 내세워 '올라인 플레이어'로 전환하는 것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알짜 매장의 자산유동화를 단행하는 등 재원 마련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임 대표의 '혁신 전략'의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투자 여력 마련을 위해 '자산유동화'를 꺼내들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투자 여력 마련을 위해 '자산유동화'를 꺼내들었다. [사진=아이뉴스24 DB]

14일 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가 구사하고 있는 오프라인 전략의 키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오프라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체험' 요소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코너스' 매장과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의 경계를 허문 하이브리드형 매장 '스페셜'이 중심이다.

코너스는 '지역밀착형 패밀리 커뮤니티몰' 콘셉트의 매장이다. 대형 복합쇼핑몰보다는 동네 장터같은 친근함을 추구해 점포를 '커뮤니티화' 하는 데 주력한다.

스페셜 점포는 꼭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 가구와 다량 구매 선호도가 높은 자영업자 모두를 아우르를 수 있도록 구성된 매장이다. 상품 구색, 매장 구성, 점포 조직 등 유통 전 과정 낭비 요소를 제고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 '연중 상시저가'로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총 20개 점포를 스페셜 형태로 전환했다. 이들 점포는 대부분 비전환 점포 대비 12%p 이상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스페셜 모델을 보다 정교하게 개선하면서 오는 2021년까지 70~80개 매장을 스페셜로 전환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프라인 사업을 코너스와 스페셜 두 축으로 전개한다면 온라인에는 전 점포의 역량을 총동원한다. 홈플러스는 현재 운영 중인 총 140여 개 모든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했다. 각 점포마다 배치된 장보기 전담 직원 '피커'들이 고객 대신 장을 봐 빠른 속도로 배송한다.

온라인 배송이 몰리는 지역은 '풀필먼트 센터'로 재구축됐다. 매장 내 남는 공간을 물류센터 형태로 리뉴얼해 공사 비용을 줄였다. 또 기존 점포 대비 4배 많은 40여 명의 피커를 배치했으며 물류용 컨베이어 벨트를 신설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배송 역량을 7배 확대했다. 배송 반경도 3배 늘려 15km까지로 확대했다.

임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도 '올라인'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홈플러스가 처한 상황 반전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의 알짜 자신 매각도 업계 1위 도약의 발판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읽힌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안산점, 대전탄방점을 매각한 데 이어 이번달 초 대전둔산점까지 매각했다. 또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대구점까지 매각해 자산유동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자산유동화'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며 혁신에 승부를 걸고있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자산유동화'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며 혁신에 승부를 걸고있다. [사진=홈플러스]

이 과정에서 마련된 자금은 부채비율 개선 외에도 '올라인' 전환을 위한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홈플러스의 올라인 전략은 온·오프라인을 망라하는 유통기업으로의 진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에서는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자연스러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전국에 퍼져 있는 지점을 물류센터로 활용해 이커머스와의 전면전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손실을 메꿀 수 있는 계열사가 없는 만큼 임 대표가 '독자 생존'을 위한 압박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며, 최근 이어지는 자산유동화도 이의 일환"이라며 "향후 몇 년 동안이 홈플러스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임 대표가 지휘하는 홈플러스는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등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라며 "노사관계 등 과제를 해결함과 함께 '올라인' 전략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다면 마트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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