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이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 인수전에서 웃게 될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틱톡은 당초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오라클이 이를 제치고 낙점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승인하면 오라클이 이번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오라클에 미국 사업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인수 주체로 거론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밀려났다. 이날 MS는 바이트댄스 측으로부터 "매각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지 40여 일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틱톡과 중국 메신저 앱 '위챗'에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 행정명령으로 틱톡은 오는 15일 이후 미국 내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었다.
◆MS 대신 오라클…'완전 매각' 아닐 수도
최근까지 이번 인수에서 유리한 사업자로 MS가 꼽혔다. 그러나 정작 최종 승리는 뒤늦게 뛰어든 오라클 쪽으로 기울었다. 데이터베이스(DB)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오라클은 MS에 이은 세계 2위 SW 기업으로 1977년 설립됐다.
오라클이 MS를 제치고 선정된 이유에 대해선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는 했다. 오라클은 사프라 캐츠 최고경영자(CEO)가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되기 전부터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
다만 이번 인수가 '완전 매각'은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 등 외신들은 바이트댄스가 오라클을 틱톡의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이 틱톡의 미국 서비스 운영에 클라우드를 지원하고, 데이터 관리를 맡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틱톡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가 오라클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아직 양측 정부 승인 등 거쳐야 할 관문도 남아있어 결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우선 백악관과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바이트댄스도 틱톡을 매각하더라도 핵심 알고리즘은 제외한다는 입장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지 미지수다.
◆오라클-틱톡, 시너지는?
업계에서는 오라클의 인수 소식에 다소 "뜬금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오라클과 틱톡이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선뜻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틱톡 서비스가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운영된다면 오라클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은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MS,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후발주자. 또 틱톡은 현재 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사용중이다.
또한 틱톡이 가진 데이터를 마케팅 자동화, 광고 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틱톡은 전세계 8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사용자만 1억명에 달한다. 특히 10~20대에 몰려 있다.
블룸버그는 "틱톡은 클라우드, 소비자 데이터 사업을 구축하려는 오라클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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