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편의점 업계 1위로 올라서며 오너 경영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GS가(家) 3세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이번엔 국내를 넘어 해외로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허 부회장은 GS그룹 창업주 고 허만정 회장 아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4남이다.
GS25 출범 17년 만인 지난해 11월 기준 명실상부한 국내 편의점업계 1위를 차지했다. GS25 점포 수는 1만3천899곳으로 CU(1만3천820곳)를 제치고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하게 됐다. 점포당 매출도 각각 GS25가 6억7천200만 원으로 CU(5억9천300만 원)를 앞서면서 2002년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오던 경쟁사 CU를 제쳤다.
허 부회장은 온라인 쇼핑의 급격한 확산으로 위기를 맞는 등 녹록하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그는 올 초 주주총회를 통해 "지난해 편의점 사업은 생산성 혁신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고 자평했다.
올해는 수익 중심 내실경영, 미래 성장 플랫폼 기반 구축, 미래 변화 주도를 경영방침으로 내걸고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너경영인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허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배경이다.
GS리테일 안팎에선 허 부회장은 2003년 GS리테일 신규점기획담당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점장, 편의점 사업부 영업부문장, 전사 상품구매 본부장에 이어 GS리테일의 주력사업인 편의점 사업부 대표 역할을 수행하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고 분석한다. 올해 업계 우위를 확보한 만큼 변화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실제 올해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최근 몽골 기업 숀콜라이그룹과 내년 상반기 중 몽골 제1호 GS편의점 개점을 위한 계약 체결했다. 첫해 50점을 오픈한다는 계약이다.
숀콜라이그룹은 몽골 내 주요 산업별로 1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재계 2위 그룹이다. 이번 숀콜라이그룹과의 맞손은 허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면 애착이 깊은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처음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영상 회의를 거쳐 사업 타당성 검토와 최종 계약을 완료했다.
GS25는 베트남의 성공적 진출에 이어 몽골을 도약 삼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S25는 순수 국내 토종 브랜드 편의점으로 성장해 이제는 로열티를 받으며 세계로 수출하는 브랜드가 됐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GS25가 지난 30년 간 성장을 거듭하며 체득한 모든 노하우를 활용해 몽골 내 독보적인 사업 인프라를 확보한 숀콜라이그룹과 함께 성공적인 현지 GS25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허 부회장은 2년 내 연간 수출액 2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체상표(PB)는 물론 수출 전용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GS리테일은 지난 3일 타이완 편의점으로 40피트 냉동 컨테이너 10대 분의 봉지 얼음 상품 수출을 시작했다. 앞서 6월부터는 수출 전용 상품인 미트프리 만두 3종을 개발해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서방 국가로 27만여 개 수출했다. GS25의 PB 식품 위주로 이뤄지던 수출이 수출 전용 상품 개발로까지 이어지며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GS리테일의 수출 실적은 2018년 11억 원에서 2019년 30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50억 원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8월까지 350여 종, 32억 원 어치의 수출품이 선적을 마쳐 전년 동기간 수준의 1.8배를 넘어섰다.
다만 허 부회장이 야심 차게 뛰어든 신사업 중인 랄라블라와 호텔사업 부진은 풀어나갈 숙제로 꼽힌다. 호텔 사업부와 H&B스토어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일각에선 분석했다.
현재 GS리테일은 호텔 자회사로 파르나스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파라나스호텔은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 코엑스 등 특급호텔 2개, 비즈니스 브랜드의 경우 '나인트리'를 운영 중이다. 나인트리는 명동 1, 2호점과 인사동점, 동대문점 등 4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246억 원 감소하며 적자 전환 했다. 특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2분기 투숙률은 1분기 대비 19%포인트 감소했으며 전년동기 대비 62%포인트 크게 줄었다.
H&B스토어인 랄라블라(lalavla)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사업부문이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9억 원에서 48억 원으로 늘어났다. 2분기 영업이익 -48억 원으로 적자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5% 줄었다.
GS리테일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59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2천10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36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547억 원보다 38.6%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공동이용시설 집객력 감소에 따라 호텔 투숙률이 20% 수준에 불과해 호텔사업의 부진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021년 호텔 리뉴얼에 따른 투숙객 수의 증가와 내년 하반기 부산 파르나스 호텔 오픈도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H&B 사업은 당초 계획과 달리 온라인 업체의 강세와 동종 업계 경쟁,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실적 개선에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며 "랄라블라는 구조조정으로 판관비는 효율화한 반면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지속될 것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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