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혀 온 '원신'이 지난달 2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신은 '붕괴3rd'로 국내서 폭넓은 팬층을 보유한 중국 게임사 미호요의 차기작이자 모바일과 PC, 플레이스테이션4(PS4)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즐기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주목받은 신작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비롯한 하드코어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하는 방식이 정착했지만 콘솔인 PS4까지 추가된 형태는 보기 드물었다. 그걸 중국 게임인 원신이 먼저 시도한 것이다.
서도 다른 이종 플랫폼에서 똑같은 게임의 경험을 제공하도록 설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모두 상이하고 키보드와 마우스, 터치패드, 컨트롤러 등 입력 체계가 각각 달라 줄 수 있는 경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의 플랫폼 이용자도 불편함없이 재미를 줄 수 있게 만드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직접 플레이해본 원신은 여러모로 기존 모바일 게임과는 사뭇 그 문법이 달랐다. 우선 여느 모바일 RPG들처럼 자동적인 요소가 아예 없었다. 자동 전투는 커녕 퀘스트 수행 지역으로 이동하게 해주는 자동 이동 역시 배제됐다. 몬스터와의 전투는 물론 마을 이동까지 일일히 수동으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의미다.
초반에 길을 헤맬 가능성이 큰 게이머를 위해 미호요는 자동 길찾기 대신 퀘스트 수행 지역까지 바닥에 금빛 안내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적어도 길은 잃지 않게 해주겠다는 최소한의 배려인 셈. PC나 PS4 이용자라면 무난히 적응하겠지만 모바일로 접한 게이머라면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래픽은 '탈 모바일'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PC와 PS4 기준으로 눈높이를 맞춰 놓은 탓에 모바일 기기에서도 최고 수준의 품질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건 컷신과 차이가 없는 플레이 화면의 품질이었다. 어느 곳에 데려놔도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양산형 MMORPG 이용자라면 생소할 각종 역동적인 동작들도 볼거리였다. 원신에서 이용자는 수영을 하고 나무나 성벽을 기어오르는 등 여러 다양한 액션을 구사할 수 있다. 어드벤처나 잠입물을 연상시키는 부분이었다. 이 역시 모바일 게임보다는 PS4나 PC 쪽에 포커스를 둔 게임성으로 읽혔다.
전작 붕괴3rd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듯 원신에서도 개성넘치는 여러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수집욕을 자극하는 캐릭터 디자인과 각 인물들의 대사에 일일히 성우들이 목소리를 녹음한 개발진의 노력이 돋보였다. 가히 그동안 출시된 미소녀풍 게임의 '끝판왕'급이라고 할 수 있는 퀄리티를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문법으로 만들어진 원신이 국내 시장에도 새로운 흐름을 불러 일으킬지가 관전포인트다. 모바일 게임은 그냥 켜놓기만 하던 방치형 엄지족에게는 대단히 낯설고 불편한 물건이겠지만 스마트폰을 단순한 방치형 게임이 아닌 게임기로 인식하는 사람에게 원신은 환영할 게임이 되기 충분하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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