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소송 최종 판결을 3주 연기하면서 양사간 배터리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두 회사 사이에선 여전히 냉랭한 기류가 흐르지만 협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만큼 극적 합의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내달 5일에서 26일로 연기했다.
양사는 크게 영업비밀, 특허 침해 관련해 법리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는 ITC가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고 10월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ITC가 최종 결정도 SK이노베이션 패소로 내릴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품과 소재를 원칙적으로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예비 판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합의를 시도했지만 합의금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ITC 최종 판결이 임박하면서 합의는 물건너 간듯 했지만 판결이 연기되면서 다시 합의 가능성이 생겼다.
ITC는 연기 사유를 알리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미뤘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례적으로 신중한 법리 검토를 위해 연기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아직 협상에서 달라진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ITC가 판결을 미루고 LG화학이 배터리 자회사 분사에 집중하기 위해 극적으로 합의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LG화학은 분사와 소송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양사의 소송전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은만큼 접점을 찾기 쉽지는 않다. 두 회사는 ITC 판결 연기 이후인 지난 27일에도 특허 소송 의견서 문제로 설전을 펼쳤다.
이에따라 양사의 화해를 위해선 총수간 담판 같은 최고위급 결단이 서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소송은 법리 싸움이기도 하지만 배터리 시장 선점을 둔 자존심 싸움에 가깝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양사 모두 소송으로 소모전을 펼쳐야 한다는게 국내 배터리 경쟁력 관점에서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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