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구글이 결제 정책 변경을 공식화했다. 내년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유통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에 '인앱(IAP)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30%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넷플릭스처럼 별도의 웹 페이지에서 결제하는 방안을 허용하고, 약 1천150억원(1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중소 콘텐츠 앱 개발사를 지원키로 했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29일 '구글플레이 미디어 온라인 브리핑'에서 내년부터 새로운 결제 시스템 '구글 빌링 라이브러리 V.3'를 도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글플레이에 새로 등록하는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의무 적용,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내는 것이 골자다.
퍼니마 총괄은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은 글로벌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개발사의 해외 사업에 도움이 되는 데다, 소비자도 지역 간 경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결제를 할 수 있다"며 "한국의 많은 기업이 구글플레이를 통해 해외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모바일 콘텐츠 앱 업계에선 구글이 자사 결제 시스템만 강제하는 것은 모바일 운영체제(OS) 상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구글은 다른 앱 마켓이나 웹(web)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처럼 앱에선 로그인만 하고, 결제는 웹에서 하도록 해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개발사들은 앱에서 웹 결제 안내 시, 구글플레이가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퍼니마 총괄은 "안드로이드는 개방성과 유연성을 추구하므로 이용자들은 구글플레이 외에도 '갤럭시스토어'나 '원스토어' 등 다른 앱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고, 웹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며 "실제 한국 디바이스의 85%가 2개 이상의 앱 스토어를 선탑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제 정책 변경으로 인한 한국 모바일 콘텐츠 시장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한국 앱의 98%가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신규 정책의 영향을 받는 건 2% 이하라는 설명이다.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도 해외 시장에선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며 "일본의 특수 요건이나 규제에 맞추기 위해 복잡한 결제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지 않아도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으로 안전한 결제 환경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韓 개발자 반발에 1천억 통 큰 지원…국내 비판 여론 잠재울까
구글은 30%의 수수료는 앱 생태계 구축에 쓰인다고 강조했다. 앱 생태계란 단순 앱을 올리고 내려받는 플랫폼이 아니라, 전세계 20억명의 이용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이를 위해 구글은 다양한 개발자 도구를 무료로 제공하고, 보안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 등 다양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더불어 구글은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해 1년간 1천150억원(1억 달러) 규모의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우선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의 마케팅을 돕기 위해 웹툰·웹소설·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다양한 할인 및 구글플레이 포인트 적립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중소 규모의 앱 개발사에 재정 지원과 글로벌 진출 관련 컨설팅, 글로벌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K콘텐츠 산업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퍼니마 총괄은 "한국은 '왓챠', '토도수학'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디지털 콘텐츠 개발사를 배출한 혁신 국가"라며 "크리에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유저 또한 훌륭한 디지털 콘텐츠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지원책이 국내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0월 7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넨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를 채택했다. 여야 모두 앱 마켓 사업자에 대한 규제 법안을 내놓은 만큼 구글의 결제 정책 변경에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에서도 국내 업계의 관련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퍼니마 총괄은 규제 입법 등으로 결제 정책을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모든 국가의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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