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럭셔리 호텔에서 본인의 색깔을 내며 공격적인 경영을 예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호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동일 업종 간 중복 투자를 자제했던 범(凡)삼성가도 '무한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텔업에서는 이미 '호텔신라'가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본격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까지 독자 브랜드가 없었다. '웨스틴'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모두 메리어트의 브랜드였다. 2018년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를 시작으로 독자 브랜드를 내놓기 시작했다. 두 번째 독자 브랜드인 그랜드 조선은 오는 7일 부산에 문을 연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2018년 야심 차게 오픈한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가 절반의 '실패'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정 부회장이 코로나19 상황을 뚫고 호텔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한다.
정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업황 부진에도 모기업 이마트의 자금 수혈 및 직접 투자를 바탕으로 독자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키워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주도하는 신세계조선호텔이 내년 상반기까지 5개의 호텔을 신규 오픈하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다.
독자 브랜드 '그랜드 조선(Grand Josun)'을 부산과 제주도에 론칭하고 서울 강남과 을지로3가, 판교에 독자 브랜드 호텔들을 개장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내년 4월께 서울 강남에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옛 르네상스 호텔이 있던 부지다. 객실은 254실 규모다. 조선 팰리스는 체인 중 최상급 독자 브랜드다.
이보다 앞서 신세계조선호텔은 올해 연말 경기도 판교에 또 다른 독자 브랜드 호텔인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의 문을 열 예정이다. 을지로는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3가역(서울 중구 저동 2가 81) 앞에 짓는다.
신세계조선호텔 측은 "그래비티는 분당 등 지역사회의 현대적인 중심지 역할을 지향한다"며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조선 팰리스와 그래비티에 대해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소프트 브랜드' 계약 체결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 브랜드는 독자 브랜드의 이름과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메리어트의 글로벌 예약망을 활용할 수 있는 제휴 방식이다.
신세계의 공격적인 호텔사업 배경에는 호텔 사업에 대한 정 부회장의 애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지분 99.88%를 소유하고 있고, 현재 서울 웨스틴조선, 부산 웨스틴조선,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 레스케이프 등 호텔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해 순수 독자 브랜드와 소프트 브랜드 제휴 등으로 전략을 이원화해 각 사업장의 성격에 맞춰 호텔 포트폴리오를 다각적으로 구성했다"며 "각각 호텔이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독자 브랜드 호텔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호텔사업이 적자경영이 지속하고 있어 공격적인 외형 성장이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호텔업계 경쟁이 치열해 이미 시장 포화 상태인 데다 코로나19로 호텔 방문객이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호텔 오픈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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