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보장 공백을 해소해 소비자 보호를 두텁게 했다는 시선과 피해자와 보험사에 책임을 전가시킨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전동킥보드를 의무보험화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무보험자동차’의 정의에 ‘개인형이동장치’(전동킥보드 등)를 추가하는 내용의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예고했다. 개정되는 약관은 다음 달 계약 체결(갱신)분부터 적용된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개정되면 보행자가 킥보드에 치여 다칠 경우 자신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 상해 특약으로 치료비(보험금)를 지급 받을 수 있다. 피해자가 자동차보험 계약자가 아니더라도 부모나 자녀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 상해 특약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우선 치료비를 지급한 뒤 가해자인 킥보드 운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간에는 전동킥보드 사고 발생 시 보험을 통해 보상 받기가 어려웠다. 개인 소유자의 경우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 없고, 공유업체가 대여하는 전동킥보드의 경우 대부분 기기결함이 아니면 공유업체의 보험을 통해 보상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킥보드 운전자 과실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개인 돈으로 보상을 해야 했다. 실제로 최근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고 발생 시 당사자 간 금전 보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62%를 차지했다.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한 경우는 20.9%, 경찰에 신고해 처리한 비율은 10.3%에 그쳤다.
표준약관 개정을 두고 그간 보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전동킥보드 사고에 대한 보장 공백을 해소했다는 긍정적인 시선이 있다. 보상을 둘러싼 양측의 분쟁 소지를 없앨 수 있고, 자비로 치료해야 하는 부담을 줄였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동킥보드 운전자와 공유업체의 책임을 보험사와 피해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험사가 향후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면 된다지만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향후 더 많은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보험사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동킥보드는 도로뿐만 아니라 인도과 골목길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데다 블랙박스도 장착돼 있지 않아 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고의로 사고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동킥보드 사고는 전동킥보드 보험으로 보장하는것이 합리적이다"라며 "소비자 구제차원에서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전동킥보드 사고를 보장할 수 있는 형태의 보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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