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LG화학이 올 3분기에 영업이익 9천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업계 안팎의 눈이 매섭다. 실적이 발표됐던 이달 12일 주가도 직전 거래일 대비 2만원(2.89%) 빠진 67만2천원으로 마감됐고 이후에도 주가가 내림세다.
LG화학은 배티러 사업 분사로 성난 주주를 달래보겠다며 처음으로 잠정실적까지 공개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식 이벤트 성격이 강했고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전기차 코나EV 화재 사고가 논란이 되면서 주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올 1분기 LG화학은 CATL, 파나소닉 등을 꺾고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SNE 리서치기준)에 올라섰고, 2분기에 배터리 사업이 흑자전환하며 K-배터리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소송에서도 미국과 한국에서 잇달아 승리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LG화학에 대한 우려가 커진 건 지난 9월 배터리 사업 분사 발표 이후다.
사실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는 기정 사실화 돼 있었다. 문제는 방식이다. LG화학 주주들은 가장 유망한 배터리를 보고 투자 했는데 이 사업이 자회사로 빠지면 다른 회사 주식에 투자한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데 충분한 설득이 없었다는 비판이다.
LG화학은 실적 발표 카드가 먹히지 않자 14일 배당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일부 주주들은 발표 시점이나 배당 규모를 만족해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LG화학은 "주주 가치 제고를 확고히 하고자 오는 2022년까지 향후 3년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추진하겠다"며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재원 기준 적용을 위해 연결 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내부도 어수선하다는 후문이다. 배터리 사업이 빛을 보기까지 석유화학을 비롯한 다른 사업 부문이 버팀목이 돼줬는데, 배터리 자회사가 상장을 하게 되면 해당 사업부 직원만 우리사주 등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LG화학이 분사하는 과정에서 더 적극적으로 주주 설득과 내부 소통에 나섰어야 된다는 아쉬움이 든다.
현대차 전기차 화재 사고도 LG화학에 악재다. 국토교통부가 화재 원인을 차에 탑재된 LG화학 배터리로 지목하면서 LG 배터리 품질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LG화학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며 즉각 반박했지만 국토부 말이 맞다면 LG 배터리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이 모든 논란은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사 후에도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화재 사고가 배터리 결함 문제가 아니였다는 게 입증된다면 가라앉을 일이다. 기우에 그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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