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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2위의 반란] 토종 커피 자존심…문창기 이디야 회장의 '제2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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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과 '윈윈 전략' 효과 통했다…'갓디야(God+이디야)' 별칭도

유통업계에서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되는 2위 반란이 심상찮다. 언더독은 경쟁에서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약자'에 비유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 1등과 2등이 뒤바뀌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위 기업들은 소용돌이 속을 걷지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오늘도 급박하게 몸부림친다. 언젠가 올라설 왕좌의 자리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무한경쟁의 질주에서 앞서가기 위해 혹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치열한 생존전략에 몰두하고 있는 2위 기업의 행보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커피 공화국인 우리나라에서 이디야커피의 성장은 커피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의 자존심으로 평가된다. 유독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힘을 쓰지 못하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의 커피 시장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스타벅스는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이른바 '신드롬'을 일으키며 커피 문화의 선구자로 등극했다. 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 1호점인 이대점을 오픈하며 '다방'이었던 국내 커피문화에 '커피전문점'이라는 새로운 업태가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던진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가맹사업 확대하며 조용히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문 회장은 고급화 전략 일색이던 커피전문점 업계에 '실속, 합리, 상생과 테이크아웃'을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이디야커피]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이디야커피]

이디야는 최근 5년간 매년 300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돌파하며, 커피전문점으로는 최초로 3천호점을 돌파했다. 무분별한 매장 확대보다는 '장사가 될 곳에만 매장을 연다'라는 문 회장의 원칙이 맞아떨어지며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현재 3천200개 점을 운영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이디야는 지난해 매출 2천208억 원, 영업이익 194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10%대 성장했다. 이디야커피의 성장에는 문 회장의 꺼내든 가맹점과 '윈윈 전략' 효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부진이 겹친 2017년에는 원재료 공급 단가를 인하해 주목 받기도 했다.

당시 문 회장이 공급 물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쓴 편지는 온라인상에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편지에서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점주님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마음속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진정한 상생을 실현하고자 원부재료 일부 품목의 매장가를 인하한다"고 말했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갓디야(God+이디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문 회장의 '상생 경영'은 제1 경영원칙으로 이디야커피의 성공비결로 꼽힌다. 평소 문 회장은 이디야커피 한 잔에 본사와 가맹점,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설파하기로 유명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디야커피의 성장세에는 창립자인 문 회장의 남다른 커피 사랑이 한몫했다.

2010년 커피 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했으며, 이것이 지금의 이디야 커피랩으로 자리 매김했다. 아프리카·남미·중미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산지를 찾아다니며 생두를 발굴,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커피 추출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블렌딩 비율과 로스팅 기술 노하우를 쌓았다.

또 문 회장은 매월 1회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매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계 정상급 바리스타인 WBC(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 우승자인 데일 해리스와의 업무 협약으로 신제품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이디야커피]

지난 4월 경기 평택에 4천 평 규모의 드림팩토리 준공을 통해 고품질 원두, 스틱 커피, 음료 파우더 등을 자체 생산해 품질을 업그레이드했다. 드림팩토리는 이디야의 다음 20년을 꿈꾸는 '꿈의 공장'인 셈이다. 경기 이천에는 약 5천 평 규모의 드림물류센터가 들어섰다. 자동화 설비와 모바일 화물 추적 시스템을 갖추고 원재료 등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이디야는 내년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드림팩토리, 물류 혁신, 트렌드 선도 제품 출시와 투자를 통해 '제2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치열한 커피 시장 각축장에서 해외 브랜드가 아닌 국내 커피전문점이 선방하며 커피 시장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문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로서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며,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켜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드림팩토리로 원두의 품질을 개선할 것이며 가맹점 매출 상승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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