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심작 '롯데온(ON)'이 오는 28일 출항 반년을 맞는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 소비를 중심으로 유통업계 재편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롯데도 지난 4월 28일 후발주자로 이커머스 전쟁에 깃발을 꽂았다.
롯데온은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자고 주문했던 신 회장의 각오가 담긴 신사업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은 우리가 반드시 이뤄나가야 하는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소비 패턴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는 만큼, 롯데온을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과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18년 그룹 온라인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닷컴을 인수한 뒤 회사 내 이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하고 2년 동안 각 계열사 통합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롯데가 밝힌 롯데온의 가장 큰 특징이자 전략은 '초개인화' 서비스다. '검색창이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목표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했다. 한국에 있는 어떤 이커머스도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곳은 없다며 롯데온의 가장 큰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선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들이 선점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후발주자로 합류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경쟁 격화로 매출 규모가 커지는 만큼 영업손실도 커지는 구조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7개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하면서 운영과 투자에 대한 비용이 절감되는 게 확인됐다고 롯데측은 설명했다. 롯데온의 강점을 활용하면 경쟁사보다 비용을 적게 쓰고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영업손실을 가져오는 최저가 경쟁 대신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의 '최적가'를 찾겠다는 것.
롯데온은 다음 달 1일까지 2조 원 물량을 준비한 '롯데온세상'으로 쇼핑명가의 자존심 회복에 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이커머스시장이 성장세였지만 롯데온은 코로나 특수에도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올 2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17% 성장하는 동안 롯데쇼핑 온라인 성장률은 1.2%에 그쳤다.
이번 롯데온 마케팅의 차별점은 계열사들이 총출동했다는 점이다. '롯데온세상'에 참여하는 롯데 유통 계열사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각 사의 주력 상품 위주로 온라인 기획전을 준비했다. 롯데의 경우 유통 계열사별 경쟁도 치열했던 만큼 이번 성과가 주목된다.
행사 기간에는 명품부터 의류, 식품, 가전 등 전 상품군을 총망라해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또한 최대 50%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결제 금액의 최대 20%를 엘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최근 '데이터TF' 출범과 함께 이커머스 업계 인재 영입으로 브랜드 존재감 알리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그룹 유통BU장을 맡은 강희태 부회장(롯데쇼핑 대표) 직속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각 계열사에서 수집한 유통데이터를 한데 모아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11번가 출신 김현진 플랫폼센터장과 임현동 상품부문장 등을 영입하며 목표 달성을 앞당길 계획이다.
임현동 롯데이커머스 상품부문장은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힘을 합쳐 준비한 '롯데온세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즌 상품, 인기 상품을 포함해 역대 최대규모의 행사인 만큼 많은 고객이 매일매일 찾아오는 쇼핑 여행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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