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앱 마켓 사업자의 횡포를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가 끝내 무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국정감사 전부터 법안 통과에 의욕을 나타냈으나,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법안 통과도 미뤄지게 됐다.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23일 "구글 인앱 결제 관련 여야 원칙이 같으나, 졸속 법안을 할 수는 없다"며 "피해분야와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법안을 통과해도 늦지 않다. 이번 종합국감 때 법안 통과는 어렵다고 야당 합의가 끝났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은 내년부터 구글플레이 내 모든 앱에 '인앱 결제 시스템(IAP)'을 적용하고 30%의 결제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 및 이용자의 비용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과방위는 더불어민주당 홍정민·한준호·조승래 의원과 국민의힘 박성중·허은아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발의한 6개 법안을 통합해 종합 국감이 끝나는 23일까지 법안소위와 상임위에서 통과시키기로 여야 간사 간 합의했다.
그러나 야당이 돌연 "졸속처리해선 안 된다"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꾼 데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증인 채택 무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이번 국감 내내 이 GIO를 불러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 공정성 논란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여당은 최고경영자(CEO)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부르는 게 낫다고 반대했다.
박 의원은 "여당에서 증인 채택 관련해 하나도 양보해준 게 없다"며 "여당에 상당히 섭섭해 시간을 가지고 (법안 통과를) 하자고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여당은 여야 합의를 이룬 사안인 만큼, 법안 상정만이라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모처럼 여야가 글로벌 독점적 사업자에 대한 뜻을 모았는데 합의조차 못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안 수정 기회는 계속 있기 때문에 상정은 하되, 공청회 등을 통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법안을 가다듬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홍정민 의원도 "구글의 인앱 결제 신규 적용일인 내년 1월 전에 시행령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라며 "법안 심사를 충실히 했으면 좋겠다는 야당 측 의견에 동의하더라도 결의안은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국감 기간이 끝나기 전에 관련법을 통과시키자고 여야 간사와 명시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우리 스스로 지키지 못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오는 11월 4일 구글 앱 통행세 확대와 관련된 전기통신사업법 공청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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