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이현석 기자] 지난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으로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그룹 총수들이 타고 온 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재계 총수들이 대부분 현대자동차가 판매하는 차를 이용해 장례식장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4시 57분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왔다. 앞 좌석에는 아들인 이지호 씨가, 뒷좌석에는 딸 이원주 양이 함께 탑승했다.
이 부회장은 평소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90'을 타고 다니며, 공항에 나갈 때는 외부 눈을 피하기 위해 기아차의 '카니발'도 애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 입은 옷이나 타는 차 등이 큰 인기를 얻는다는 점에서 '팰리세이드'를 택한 것은 현대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며 "현대차가 중국에서 재기를 위해 '팰리세이드'를 투입해 현지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는 상태로, 이 부회장이 이를 지원 사격해 준 듯 하다"고 밝혔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지난 26일 이 부회장처럼 '팰리세이드'를 타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정 이사장은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과 함께 유족들을 위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회장의 빈소에 '제네시스 G90'을 타고 나타났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총수로 올라선 후 첫 공식 일정인 지난 15일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할 때 수소 전기차 '넥쏘'를 타고 와 눈길을 끈 바 있다.
정 회장은 평소에도 '넥쏘'를 애용하며 수소차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이날은 조문용 차량으로 '제네시스 G90'을 택했다.
정 회장 외에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그룹 회장 등 '제네시스 G90'을 타고 빈소를 찾은 재계 총수들이 대다수였다.
다만 최철원 전 마이트앤메인(M&M) 사장은 GMC SUV 모델과 함께 빈소를 찾았으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 제네시스 G90의 직전 세대인 'EQ900'을 타고 빈소에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들은 주로 공식적인 업무에는 국산 대형 세단을 타는 반면, 개인적 용무 대는 수입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과거에는 수많은 고가의 차량을 수집하는 총수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인지 차량을 렌트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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