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그동안의 '출시 공식'을 깨고 갤럭시S21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만큼 빈틈을 빠르게 파고들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제품 아이폰12를 앞세워 판매 확대에 나선 애플을 견제하겠다는 전략도 묻어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출시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21은 내년 1월 공개된 뒤 1~2월 중으로 정식 출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해왔다. 갤럭시S 시리즈는 2~3월,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8~9월 중에 공개된 바 있다.
IT매체 윈퓨처는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이른바 '서드파티' 제조사들이 지난달 28일부터 갤럭시S21 시리즈 부품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이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S21 조기 출시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반기 들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출시 일정을 예년보다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앞서 지난달 IT 전문 트위터리안 앤써니는 트위터를 통해 "갤럭시S21이 실제 양산을 시작했다면 1월 초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갤럭시S21 양산 준비에 나서면서 갤럭시노트21 역시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 초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출시 전략을 바꾼 배경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스마트폰 철수 기로에 선 상태다.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2위 사업자인 만큼 화웨이의 위기는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기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점유율 22%로 1위를 기록했으며, 화웨이는 14%의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샤오미(13%), 애플(11%), 오포(8%), 비보(8%) 등의 순이다.
화웨이는 내년 점유율이 큰 폭 하락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가 비축한 칩셋을 모두 사용할 때쯤인 2021년 점유율이 4.2%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점유율은 15.1%로 예상되는데, 1년 새 10% 이상 빠지는 셈이다.
아이폰12가 흥행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출시를 서두르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시장에 출격한 아이폰12는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으로, 출시 초반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아이폰12 시리즈의 사전 예약 가입자는 40만~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작 아이폰11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아이폰12 판매가 먼저 시작된 일부 해외시장에서는 예약 판매 첫날 170만~200만 대가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작 대비 2~3배가량 높은 수치다.
삼성 전문 매체 샘모바일 역시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출시 일정을 앞당기기로 결정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애플의 아이폰12와 경쟁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플래그십 시리즈가 평소보다 더 일찍 출시되면 경쟁사와 맞서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스마트폰 시장이 살아나면서 제조사 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경우 압도적 1위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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