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김범석 쿠팡 대표가 꺼낸 전략이다. 올해 10년 차를 맞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배달전쟁 시장에 공격행보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e커머스 본업을 넘어 음식배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중고시장, 택배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며 이제 '한국의 아마존'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쿠팡은 2018년 말 아마존의 유료 회원제 '아마존 프라임'을 본떠 ‘로켓와우’를 선보였다. 월 2천900원을 내면 새벽배송을 공짜로 해주고, 반품도 무료로 받아줬다. 로켓와우는 서비스 출시 두 달 만에 회원 100만 명 이상을 모았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배달시장은 500만 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료 회원들이 내는 돈만 월 1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 1천800억 원의 현금이 상품 구매와 관계없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선보인 신사업 '쿠팡이츠'도 빠른 속도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해 9월 이용자가 34만 명에서 올해 9월 150만 명으로 339%나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배달앱 2위인 요기요와 격차가 크지만 2년여 만에 이 같은 성장세에 '업계 3위'로 올라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쿠팡이 빠른 배달을 통한 높은 소비자 만족도가 커지면서 플랫폼 간 속도 전쟁이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이 e커머스 시장에서 로켓배송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배달시장에서도 속도를 무기로 배민과 요기요 등 선발주자들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쿠팡은 택배사업자 자격을 반납한 지 1년 만에 재도전하면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입점 판매자의 배송·포장·재고 관리 대행해 주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3자 물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입점 업체뿐 아니라 외부 기업 물건까지 배송하는 택배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고 일각에선 평가한다.
이를 위해 쿠팡은 최근 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력만 있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기업 임원까지 모두 영입했다. 급성장하는 회사 규모에 맞춰 조직 관리 역량을 키우고, 이슈 대응 등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9일 쿠팡은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했다. 팸 CTO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로 석사 및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우버 CTO, VM웨어 R&D 담당 부사장, 더블클릭 엔지니어링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쿠팡은 전일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도 경영관리 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강 사장은 쿠팡 합류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서울고등법원 판사, 국회 파견 판사, 주미대사관 사법협력관 및 UN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대표, 헤이그 국제사법회의 정부대표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올초부터 쿠팡은 인재 수혈에 공을 들였다. 추경민 서울시 전 정무수석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로저스 경영관리총괄 수석부사장도 새로 선임했다. 로켓배송 개발총괄로는 전준희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외에 유인종 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를 안전 분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박대식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도 안전보건감사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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