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6월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이후 154일만이다.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날 오후 2시 5분 제303호 소법정에서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을 연다.
이 부회장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도 출석하라는 재판부의 요청을 받았으나,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사유서를 제출한 후 불출석했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지난 1월 17일 4회 공판기일까지 마친 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재판부 기피신청'으로 반년 이상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됐다. 지난 9월 대법원에서 기피신청이 최종 기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4회 공판기일 이후 297일만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부 변경에 따른 공판 절차 갱신, 쌍방의 항소이유 정리, 재판부의 석명사항에 대한 답변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298억2천535만 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고, 2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상고심에서 일부 뇌물 혐의를 추가로 인정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법조계 안팎에선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이르면 내년 초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다. 재판부가 내년 1월 법원 인사 전까진 이번 사건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이번 재판에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사건 재판부가 삼성준법위의 실효성을 점검해 이 부회장의 양형에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 첫 공판 당시 재판부가 이 부회장 측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준법기구를 도입하라고 요청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실제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본 뒤 이를 이 부회장에 대한 양형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재판부와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 특검 측은 준법위 운영을 평가하기 위해 각 1인씩 전문심리위원을 추천한 상태다.
재판부는 이달 16~20일 사이에 전문심리위원과의 면담 조사를 진행하고, 이달 30일 6차 공판기일에는 전문심리위원 평가를 듣는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의혹과도 관련해 재판을 받게 돼 심적 부담감이 크다. 국정농단 재판이 중단되는 동안 이 부회장은 또 다시 검찰 수사를 받았고, 결국 지난 9월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재판은 최소 2~3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부친의 별세 이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통해 3세 경영을 안착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승계 의혹 재판 등 연이은 재판을 받게 돼 경영 부담이 클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하기 어려워지면서 대규모 투자가 적극 이뤄지지 못하면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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