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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저격수 바이든에 환호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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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불확실성 완화에 '베팅'…해리스 부통령 기대감도 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 축하 글을 올렸다. [사진=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캡처]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 축하 글을 올렸다. [사진=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캡처]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조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 세제 혜택 등을 받았던 미 IT업계가 '빅테크 규제'를 공약한 바이든 당선에 환호한 것.

외신 및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분쟁 완화 ▲해외 인재 영입 활성화 ▲망 중립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9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바이든 당선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대선에서 실리콘밸리는 바이든에 베팅해왔다. 미 매체 복스(VOX)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는 민주당에 1억9천900만 달러의 선거 후원금을 냈다. 이는 공화당(2천200만 달러)의 9배 수준이다. CNN은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근로자들이 트럼프보다 바이든 선거 캠프에 3배 많은 돈을 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는 트럼프보단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적은 점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트럼프 재임 시절 미·중 갈등 심화로 글로벌 IT기업의 중국 제재가 강화된 데다, 외국인 취업 비자 발급 제한으로 해외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바이든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선거전 후보 [사진=조 바이든 선거캠퍼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선거전 후보 [사진=조 바이든 선거캠퍼스]

망 중립성 회복 기대감도 크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으로, 인터넷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걸 금한다. 접속료 외 트래픽 양에 따른 추가 비용은 내지 않아도 돼 미 IT기업의 성장 발판이 됐다.

망 중립성은 바이든이 부통령이던 오바마 정부 시절, 미연방통신위원회(FCC) 고시로 시행됐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폐기됐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임명하는 FCC 의장이 첫 과제로 망 중립성 회복에 나설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FCC 위원장을 임명하면 민주당 위원이 과반(3명)을 차지해 망 중립성 원칙을 바꿀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기술이 활성화되면서 망 투자 확대가 필요한 가운데, 망 중립성은 인프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실리콘밸리가 지역구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업계 기대감도 크다. CNN은 "실리콘밸리는 해리스가 기술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저격수 등장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바이든이 '빅테크 저격수'인 점을 감안하면 실리콘밸리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바이든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거대 IT기업 해체 논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더욱이 지난달 GAFA의 반독점 행위 규탄 보고서를 낸 미 하원 법사위위원회 역시 민주당이 다수당인 점을 고려하면,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는 더 세질 수 있다.

인터넷기업의 책임도 강화될 전망이다. 바이든이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통신품위법(CDA) 230조' 폐지를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또 그가 우버·리프트 등이 플랫폼 노동자를 직고용하라는 캘리포니아주의 'AB5(Assembly Bill 5)' 법안을 지지해온 만큼, 플랫폼 노동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세금이다. 바이든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고, 기업의 국외 소득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글로벌 IT기업은 세 부담이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는 법인세 인상으로 IT·통신 분야 기업의 수익이 10% 이상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IT 및 인터넷·미디어 업종은 증세 정책에 가장 취약할 것"이라며 "다국적 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들 기업은 해외 자회사 소득세율이 두 배 인상되는 부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규제, 상원에 달렸다…'블루웨이브' 촉각

이제 빅테크의 관심사는 상원이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이뤄지면 규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하면 바이든표 규제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기준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48석을 얻었다. 마지막 4석 중 2곳은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내년 1월 5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다만 남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알래스카 지역에서 공화당이 우세해 현재로선 공화 51 대 민주 49석이 점쳐진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상원 우위를 점하면 법인세 인상 등 바이든 정부의 세금 정책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 블루웨이브 실패 가능성이 커지자 독점 금지법과 법인세 인상 가능성이 완화되며 페이스북, 알파벳, 아마존, 애플, MS 등 대형 기술주들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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