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KT가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가로막혀 불발됐던 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 인수를 재추진하고 나섰다. 예비 입찰에 단독 참여하면서 가격 등 조건이 맞다면 최종 인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KT가 현대HCN에 이어 딜라이브까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은 올해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완전 일몰되는 등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압도적 '1위 굳히기'와 이를 통한 회사 가치제고 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KT는 딜라이브 예비입찰가로 7천500억~ 8천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시장에 알려진 딜라이브 예상 매각가는 약 1조원이다.
앞서 KT는 지난 2018년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특정 계열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시작되면서 중단됐다. 당시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33%를 넘기 때문이다.
이번 KT의 딜라이브 인수 재추진은 올해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폐지되면서 허들로 작용할 규제가 없어진 데다, 내년까지 이어질 차기 유료방송 M&A에서 확고한 시장 1위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T가 현대HCN에 이어 딜라이브까지 인수하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41.45%, 가입자는 1천392만4천649명에 달해 압도적인 시장 1위가 된다. 현재 2위인 LG유플러스와 격차도 16%p 이상이다.
아울러 최근 자사주 매입 등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는 등 단기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사하고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3분기 실적을 기록한 KT는 주가 안정 등 목적으로 3천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KT가 딜라이브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하면서 기회 선점 등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사 등 과정에서 최종 인수가가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KT가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한 것은 상대적으로 KT 외 회사에는 그리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뜻도 된다"며 "KT로서는 실사 과정에서 가격 협상 등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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