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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시대, 삼성·LG·SK 큰손 '反 화웨이 전략' 유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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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화웨이 전략' 이어질 가능성 높아…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예의주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사진=조 바이든 선거캠퍼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사진=조 바이든 선거캠퍼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해 왔던 '반(反) 화웨이 전략'에 기류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움직임에 따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핵심 산업들도 잇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현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양상은 바이든 당선인이 집권하더라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대중 견제 방향성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통신장비 업계 1위인 중국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또 미국 정부 승인 없이 미국의 기술·장비를 사용한 반도체 완성품의 화웨이 공급을 차단했다. 특히 하이실리콘(화웨이에 공급할 칩을 설계하는 계열사) 칩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현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통해서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며 강도 높게 제재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통적인 동맹국들과 반중국 경제동맹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 동안 대중국 정책이 너무 포용적이었다는 비판으로 인해 미국 내 반중국 정서는 최근 74%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해결뿐 아니라 산업기술 부흥을 기대하는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하면 눈에 띄는 미중 관계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역시 트럼프처럼 중국이 지식 재산을 훔쳤다고 비난하며 중국과의 경쟁을 위한 기술 투자를 약속한 적이 있었다는 점에 근거해서다.

앞서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부통령 신분으로 지난 2013년 12월 방한했을 당시에도 화웨이의 한국 무선 네트워크 사업 진출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은 에너지·통상 전략 등에선 트럼프와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이지만, '첨단 기술의 미국 리더십 유지'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며 "미국의 기술 패권에 위협이 되는 화웨이와 중국에 대해선 트럼프와 같은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든도 화웨이와 하이실리콘의 부상을 누르는 것만이 미국이 전 세계 첨단 기술의 우위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보는 듯 하다"며 "통신장비를 만드는데다 계열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반도체를 만들고 여기에 국가정보법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활용할 수 있게 되는 화웨이가 데이터를 처리·분석하는 '엣지 컴퓨팅'까지 장악하게 될까봐 염려하는 눈치"라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화웨이를 주요 고객사로 둔 국내 업체들은 향후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5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수출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지난 9월 미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면서 현재 일부 업체들의 거래가 막혀 있어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대량 구매하는 '빅 바이어'로, 지난해 기준 약 10조 원 안팎의 D램과 낸드플래시를 이들 업체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에도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에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는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 사이에서도 '큰 손'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8~10%로, 금액으로는 2조~3조 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의 화웨이 매출 의존도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낮은 1% 미만(약 2천500억 원)이다.

일단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미국 상부부에 화웨이 수출에 특별허가를 신청한 상황으로, 이들 중 삼성디스플레이만 지난 9월 말쯤 일부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한해 중국 수출 허가를 받았다. 다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 후에도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국 수출 물량 증가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25일 기준 전년 대비 3.8%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9월까지 중국으로 수출한 반도체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86억 달러로,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인 41.6%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9월 15일 시행된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로 10월부터 대중 반도체 수출이 꺾일 것으로 보였지만, 중국의 코로나19 회복세가 다른 지역보다 빨랐던 데다 현지에서 화웨이 외 샤오미·오포·비포 등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이 내수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화웨이의 공백을 메워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 시 1대 1 방식을 취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달리 동맹국과 협력한 '반중연대'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취할 지에 따라 향후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디스플레이 업계는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 화웨이 제재를 이어가게 되면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를 대체할 스마트폰 업체들이 주력이던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리지드(Rigid·딱딱한) OLED를 적용하는 곳이 많아서다.

오히려 미국의 화웨이 수출 허가는 반도체 핵심 기술과 무관한 부품을 취급한 소니(센서), 미국 시냅틱스(터치IC) 등의 사례를 볼 때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두고 700달러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이, 중저가 모델에선 오포·비보·샤오미 등의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체들은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하고 있지만, 오포·비보·샤오미 등은 주로 리지드 OLED를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고가 스마트폰뿐 아니라 아너 등 중가 인기 제품에도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던 것으로 안다"며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빈자리를 대체하게 된 업체들이 플렉시블 OLED가 아닌 리지드 OLED를 쓰고 있어 플렉시블 OLED 물량을 보완해주지 못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외에 가전업계도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세탁기를 생산하는 가전업체들은 바이든 역시 트럼프처럼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고율의 관세 정책을 유지할 지를 두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8년 1월 한국산 세탁기에 최고 50%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하며 한국 수출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 수입이 늘어 자국 기업과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관세 인상, 수입물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의 유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국내 일자리·환경 보호를 전제로 무역 장벽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통상 환경이 나아질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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