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구글·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가 국내 서비스 장애 발생에도 이용자 안내나 사과 등이 없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터넷 서비스 중요성이 커지면서 부가통신사업자의 이용자 고지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전날 오전 9시쯤부터 2시간 가량 동영상 재생이 안 되거나 늦춰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튜브 먹통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지 못했다"는 의 불편을 호소했다.
삼성SDS는 이날 오전 10시 온라인 콘퍼런스 '테크토닉 2020'을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었으나, 접속 오류로 대표 인사말과 키노트 강연이 제대로 방송되지 않았다.
곳곳에서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지만, 구글은 만 하루가 지나도록 국내 이용자에게 접속 오류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나, 피해 보상 대책 및 사과도 없는 상태다.
유튜브 공식 트위터 계정에 "서비스 장애에 대해 미안하다. 기다려줘서 고맙다(하트)"라는 영문 트윗만 올렸을 뿐이다. 유튜브 공식 채널인 헬프센터 등에는 어떤 안내도 없다.
국내 이용자를 외면하기는 넷플릭스도 마찬가지.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5,6월 각각 1시간 14분, 3시간 13분 간 발생한 서비스 장애를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넷플릭스 국내 유료가입자 수는 330만명(9월 기준)에 달하지만 어떤 보상 방안도 발표되지 않았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상 이동통신사 등 기간통신사업자는 2시간 가량 통신장애가 발생해도 이를 알려야 하지만, 구글·넷플릭스가 포함된 부가통신사업자는 4시간 이상 서비스가 중단돼야 이용자 고지 의무가 발생한다.
즉, 구글·넷플릭스 모두 서비스 중단 시간이 1~3시간 안팎이어서 어떤 법적 책임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부가통신사업자는 법적 기준과 관계없이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즉각 이용자에게 알리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8월 8일 1시간 33분, 12일 총 3시간 29분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자 13일 사과문과 보상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웨이브 역시 지난 7월 1시간 40분가량의 접속 오류에 대해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3월 1시간 18분 간 발생한 장애를 앱 공지사항에 안내했다.
◆"인터넷 서비스도 통신사처럼 규제 강화해야" 지적도
일각에선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인터넷 기업에도 통신사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유튜브·넷플릭스가 국내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해외 사업자의 이용자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9월 한국인이 가장 오래 이용한 앱 1위(531억분)에 올랐다. 넷플릭스는 10위(21억분)지만, 이용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변 의원은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는 두 건의 접속 장애가 4시간 미만이라 소비자 손실이 별로 없다고 답했는데, 과거의 부가통신사업자가 아니다"라며 "부가통신사업자도 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행령 개정 시 국내 사업자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변 의원의 지적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부가통신사업자 반발이 큰 부분"이라고 답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작년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부가통신사업자의 반발이 커 전기통신사업자와 다른 기준을 적용하게 됐다"며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 장애와 국회 지적을 통해 개정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 변화에 따라 개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은 원칙적으로 약관을 통해 사업자와 이용자가 정리해야 할 부분이지만, 기간통신사업자와 달리 부가통신사업자는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손해배상제 도입도 추가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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