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업계가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터졌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천억원으로, 내년 초 2조5천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칼은 산업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5천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천억원 등 총 8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유상증자 전에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이번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 투자 직후 8천억원 전액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천억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천억원에 대한 계약금 3천억원에 충당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영구채 3천억원으로 자본을 추가 확충해 재무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을 유지해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 역시 산업은행으로부터 8천억원을 전액 차입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고 또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신속하고 확실하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현재 항공산업의 위기를 고려할 때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 및 항공 관련 업체를 포함한 항공산업 전반의 개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될 신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이를 통해 향후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구조 개편을 성실히 추진하는지 감시와 견제 역할도 하게 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마치게 되면 세계 10위권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구 1억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1개의 네트워크 항공사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복수 체제로 독일·프랑스·홍콩·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 국가의 항공사들과 경쟁에서 상대적인 열위에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노선망·항공기·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또한 양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를 확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환승 수요를 유치하게 돼 국내 항공산업의 성장을 한층 더 견인하게 될 전망이다.
항공 소비자의 경우 노선과 스케줄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연결편 개선, 마일리지통합 사용 등으로 편익이 향상됨은 물론 항공업 전반의 안전 역량 제고로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번 인수를 통해 인천공항의 여객과 화물의 연결 네트워크가 강화돼 허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등 아시아 대표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 경쟁력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많은 고민을 했으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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