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이랜드가 로엠, 미쏘 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여성복 사업부 매각에 나선다. 향후 SPA 브랜드 스파오와 뉴발란스로 대표되는 스포츠 양대 사업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랜드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패션 포트폴리오를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재편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랜드의 신규 패션 포트폴리오는 SPA·스포츠·여성복으로 재편된다. 특히 여성복 사업부는 매각한다. 이에 이랜드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번주부터 다음달 말까지 투자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다.
이랜드 여성복 사업부는 이랜드월드 내 미쏘,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더블유나인, 이앤씨월드의 이앤씨 등 6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영캐주얼에서부터 시니어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며, 전국 5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 여성복 사업부의 연 매출은 3천억 원에 달한다. 법인세차감전영업이익(EBITDA) 또한 400억 원 수준으로 업계 선두권이다. 이에 업계는 이번 매각이 높은 흥행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 여성복 사업부는 대부분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과 탄탄한 매장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며 "인수하는 순간 시장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는 만큼 높은 관심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이랜드는 여성복을 제외한 SPA, 스포츠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선두인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휘말려 주춤하는 사이 업계 2위 자리를 굳힌 스파오에 적극적 투자를 단행해 업계 1위에 도전함과 함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메가 브랜드'로 키워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스파오는 지난 2009년 론칭 이후 10년 사이 매출이 32배 커진 3천200억 원에 달했다. 또 최근에는 해리포터, 펭수 등 인기 캐릭터들과의 협업을 이어가며 업계의 콜라보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의 온라인 사업에도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랜드는 최근 카카오의 신사업 론칭과 관련해 제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최근 진행된 중국 최대의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서도 하루 동안 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랜드는 여성복 사업부문이 매각 되더라도 자사 유통 매장 및 온라인 플랫폼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여성복 사업부문이 매각을 통한 투자 유치를 통해 콘텐츠와 운영 측면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기존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 성과를 내며 경쟁력이 배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번 패션 포트폴리오 재편은 SPA, 스포츠, 여성복이라는 각 사업부 특성에 맞는 투자와 운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여성복 사업부는 국내 최고의 여성패션 전문 기업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외부의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 후 전략적 제휴를 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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