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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한진 경영권 분쟁은 '네버엔딩스토리'…끝날 때까지 못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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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중립적 위치에서 견제…3자연합과도 언제든 협의하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산업은행]

이 회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이 문제를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한진칼과 협의를 하다보니 회사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조 회장과 협상을 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은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방안을 발표하자 지난 15일 KCGI(강성부 펀드)·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의 '3자연합'은 반대 의견을 밝혔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연합은 "산은이 한진칼 3자 배정 증자에 참여해 10%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명백히 조 회장과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네버엔딩 스토리"라며 "경영권 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망한 다음에 항공산업 재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대한 의무를 방기하는 것은 국책은행으로써 책임회피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산은이 한진칼의 10% 지분을 갖게 되지만 어느 누구도 편들지 않는 중립적 위치에서 양자를 견제하고 양쪽 어디서든 좋은 의견이 있으면 협력해서 나가겠다"며 "산은은 캐스팅보트 역할이지 조 회장을 일방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 회장은 조 회장과는 한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으며,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연합과도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강성부 대표를 포함한 3자연합은 협상의 주체가 될 수 없는 사인(私人)이기 때문에 협상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럼에도 3자연합이 우리에게 생산적인 제안을 한다면 언제든지 협의할 용의가 있으며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이 '재벌 특혜' 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 산업의 구조조정은 재벌을 제외하고서는 불가능하다"며 "한국 경제의 가장 큰 한계이자 지난 50년 동안 개발 금융의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는 "조 회장에 대한 비난을 알고 있으며, 조현아·조현민 등에 대한 문제도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 촘촘한 건전경영 감시를 위해 약속을 안지키면 경영권을 몰수하고 위약금 물리는 등의 조건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진칼 사외이사 의장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의 관계도 부인했다.

이 회장은 "김 의장과는 2004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 시 1년 반 정도 함께 근무했지만 그 이후에는 만난 기억도 없고 통화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고용유지 약속을 여러번 밝혀왔으며 만약 이 조항을 위반하면 현 경영진은 의무위반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며 "고용유지 약속에 대해 믿어달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이날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에 8천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항공산업 관련 자회사들을 보유해 항공산업 재편과정에서 콘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대한항공이 2조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한진칼 대신 산업은행이 참여하게 된다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은 20% 미만이 되어 지주사 요건을 위반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 및 위반상태 해소 명령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고 풀이했다.

위반상태 해소는 대한항공 지분을 처분하여 자회사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한데, 이 경우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가 붕괴되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산은의 의결권 행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위해 민간의원이 참여한 의결권 행사기구를 통해 행사할 계획이다.

최 부행장은 "건전경영 감시와 관련된 사항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되, 일반적 경영은 경영진이 자율적인 의사로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윤리경영위원회는 한진칼이 외부 독립기구로 설치하여 운영되며, 외부인사 위주로 구성되어 한진칼 및 주요 계열사 경영진, 계열주의 건전·윤리 경영을 감독할 예정이다.

경영평가위원회는 산은이 채권단 및 회계 전문가, 항공산업 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여 구성하고, 대한항공에 대한 재무목표 달성 여부 및 PMI(인수 후 통합) 이행실적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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