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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줄이려면 아시아나·대한항공 합병 말고는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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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국회 정무위원회서 산업은행 지원 사격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항공업계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연이틀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양사의 합병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힌데 이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세금 유출을 줄이려면 합병 외엔 답이 없다는 뜻을 표했다.

27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혈세를 줄이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선 합병 외엔 다른 방안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불확실성 등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번에 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이 됐으면 양사 체제로 갈 수 있었을텐데, 매수 의사를 철회했고, 다른 잠재적 인수자들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그마저도 없었다"라며 "남은 건 독자 생존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국민 혈세를 계속해서 양사에 집어넣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혈세를 줄이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선 합병 외엔 다른 방안이 없다고 채권단이 판단했는데, 금융당국도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주식 말고 대출이라는 방법도 있을 텐데, 왜 안 했나"라는 질문엔 "대출은 빚이라 이자 부담이 있고, 결과적으로 부채 비율이 오른다"라며 "1조라는 국민 혈세가 들어간 만큼, 경영진이 약속을 잘 지키는지 봐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주주로 참여해야 약속을 담보 받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금 합병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당장 아시아나가 자금이 필요한데, 주게 되면 아시아나의 부채 비율이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신용 등급이 떨어져 기존 채권을 보유한 이들이 일시에 회수할 '트리거'가 될 수 있다"라며 "신용등급이 더 떨어지기 전에 이걸 막아야 더 큰 부담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 도와주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이 있는데, 이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KCGI는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건 불법이라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적 공방으로 양상이 흘러가자, 금융당국이 산업은행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앞서 산은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시 본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에도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바 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날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국가기간 산업인 항공업의 생존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개편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되면 항공사와 관계회사 임직원 약 3만7천여명, 항공 협력업체 약 6만명 등 다수의 일자리를 지키고 수조원에 달하는 정책자금 등 국민부담을 절감하며 항공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노조에도 손을 내밀었다. 고용 안정과 관련해 노조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을 포함한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의 실행 주체로서 책임있는 역할 수행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과의 대화를 공개적으로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주 있게 될 투자 실행과 향후 PMI(Post Merger Integration) 진행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관련해 주요 이해관계자인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의견을 시의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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