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고용보장을 약속하고 있지만 양사 노조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한항공이 양사 노조를 설득해 또한번의 난관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10일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동대책위는 공문에서 "노동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인수합병이 우려된다"면서 "투명한 대화가 가능한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재촉구한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는 지난달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직후부터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요구해왔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뒤 KCGI가 제기한 한지칼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이끌어내며 첫 번째 난관을 넘은 바 있다. 고용위기를 우려하는 노조의 반대를 넘어서는 것은 두 번째 관문인 셈이다.
그동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물론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우기홍 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2만8천명 정도인데 95% 이상이 직접 부문 인력"이라며 "직접 부문 인력은 통합해도 그대로 필요하고, 자연 감소 인원이 1년에 약 1천명이어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사장은 "산업은행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누차 구조조정이 없다고 했다"며 "계약서에도 명시돼 있고, 책임 있는 분들의 약속이기 때문에 노조에서 믿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 사장은 전날 최대영 일반노조 위원장과 최현 조종사노조 위원장을 각각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필요성과 진행 과정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양사 노조는 여전히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양사의 노동조합 단체는 총 7개다. 대한항공에는 조종사노조, 일반노조, 조종사 새노조, 직원연대지부 등 4개, 아시아나항공에는 조종사노조, 열린조종사노조, 일반노조 등 3개 단체가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합병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 관련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실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노조와 만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사측에서도 노조를 설득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노조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서서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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