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서울과 수도권의 신규 분양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무주택자들이 전세난으로 신규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정작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청약은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송파 거여동 위례신도시 일대에 청약 광풍이 일고 있다.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위례포레샤인15단지'(A1-12블록)에는 70가구 모집에 무려 2만216명이 청약자가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이 288.8대 1을 기록했다.
'위례포레샤인17단지'(A1-5블록)에는 220가구 모집에 5만8천214명이 신청, 경쟁률이 234.3대 1을 기록했다. 두 단지 총 290가구 모집에 해당지역과 기타지역을 합쳐 7만8천430명이 청약해 270.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두 단지는 청약 일정이 같아 중복 청약이 불가능한 데도 이같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과천시에는 네자리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는 192가구에 10만2천693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534.9대 1에 달했다. 이는 과천시 최고경쟁률이다. 중소형으로만 구성돼 전량 가점제로 공급된 84㎡ B타입 경쟁률은 1천812.5대 1까지 치솟았다.
해당 주택에 '기타경기' 거주자 경쟁률은 무려 5천219대 1에 달했다. 동시에 분양한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458가구에는 19만409명이 신청해 415.7대 1을, 과천 르센토 데시앙 394가구에는 18만5천288명이 지원해 470.3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경기 하남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달 경기도 하남시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일반공급 1순위 284가구에 11만4천955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405대 1이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면적 114㎡의 1천514대 1로 나타났다.
수도권 곳곳에서 이같은 청약광풍이 불고 있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전세난이 심화와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른 막대한 시세차익 예상에 있다. 이들 단지의 경우 분상제 적용으로 주변시세의 50~60% 가량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어 5억~10억원까지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전세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있는데 일조하고 있다. 부동산원의 12월 첫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와 동일한 0.29%를 기록했다. 11월 셋째주에 0.30%,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높은 수준의 전세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분상제 적용으로 투기세력들이 대거 몰렸고, 결국 무주택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주택자들이 청약시장 대신 기존 주택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결국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치솟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로 인해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등과 맞물리면서 청약시장에 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높은 시세차익이 예상되면 당연히 투기세력들이 진입한다. 결국 내집마련을 위한, 2030 세대들은 청약시장에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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