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로 하면서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업무 전담 자회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대현 대표를 대우건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사외이사와 함께 이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회의에 참석해 이사회 제출의안을 심의하는 등 회사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KDB인베스트먼트로, 지분 50.75%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7월에 설립된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산업 구조조정 업무를 전담하는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운용사다. 산업은행은 KDB인베스트먼트에 보유 중인 1조3천600억원 규모 대우건설 지분 전량을 넘긴 바 있다.
이대현 대표는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출신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직접 지휘하는 등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KDB인베스트먼트 초대 대표에 이 대표를 낙점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좀처럼 속도감을 내지 못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KDB인베스트먼트의 구조조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이 KDB인베스트먼트로 인수된 이후 경영평가액 순위가 하락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으로부터 관리 보수 명목으로 매 분기 21억7천만원씩 받았다. 산업은행이 현재까지 지급한 관리 보수는 108억5천만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우건설 사외이사들이 지난 5월 KDB인베스트먼트에 주기적으로 사업보고를 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주주라고 하더라도 대우건설의 사전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주주 형평성 위배라는 것이다.
결국 이대현 대표가 대우건설 이사로 직접 참여해 대우건설의 주요 현안을 챙기고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한지 1년이 넘었지만, 대우건설에 대한 정보 접근조차 제한되는 등 구조조정 기업의 정상화와 매각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대현 대표가 대우건설 매각에 성과를 내는지 여부에 따라 KDB인베스트먼트의 존립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