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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크리스마스 영화에 '캐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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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강행 방침…논란 및 갈등 여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앞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캐롤' 없는 크리스마스 영화를 보게 될 수도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과 OTT 사업자간 음악저작권료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이 오히려 논란을 심화시켰으나, 문체부는 이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OTT에 등록된 콘텐츠에서 음악이 제외되는, 소위 '음악 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관계부처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공론의 장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21일 업계에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OTT 음악저작권 징수규정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 문체부는 지난 20일 관련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앞서 문체부는 '영상물 재전송서비스' 분류 신설 등을 담은 'OTT 음악저작권 징수 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음악저작권 요율을 매출의 1.5%로 설정했다. 또 음악을 주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2배인 3%가 적용된다. 여기에 연차계수를 도입해 오는 2026년까지 1.5%에서 약 2%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OTT 음악저작권료는 음저협 측이 2.5% 요율을, OTT 사업자는 현행 방송물 재전송 요율 0.625% 적용 을 주장해 왔다. 문체부가 이 같은 업계 갈등을 고려, 의견 수렴을 통해 해당 규정안을 확정했으나 양측 모두 반발하는 등 오히려 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음저협 측은 "OTT 업계만 고려한 결정"이라고 입장문을 냈고, OTT 사업자는 "관련 기준이 모호하고 역차별을 일으킬 수 있다"며 행정소송 등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문체부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일반 지상파 및 유료방송과 OTT를 별도 서비스로 규정, 다른 요율을 적용한 데 대한 배경을 강조, 해당 규정대로 적용할 뜻을 시사했다. OTT의 시청자 접근성과 공공성을 갖춘 방송과는 다른 상업적 목적, 해외 별도 규정 사례 등을 참고했다는 입장을 재확한 것.

문체부는 입장을 통해 "방송사가 편성한 프로그램을 일방향으로 송신하는 방송은 국민을 위한 정보제공과 민주적 여론 형성 등을 위한 공적책임이 크며, 프로그램 편성에 의무와 규제가 따른다"며, "OTT의 영상물 전송서비스는 콘텐츠 구성에 제약이 거의 없고, 이용자가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선택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성을 담보한 방송과 상업적 성격을 가진 OTT가 다르며, 그에 따른 근거로 편성권을 내세운 것.

그러나 여전히 업계에서는 '영상물 재전송' 신설 근거의 당위성과 산정방식 결정에 대한 합리적이고 투명한 공개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OTT 음악저작권료 별도 징수 전제부터 합리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있지 않다는 것.

문체부가 내린 방송 정의에 대해서도 현행 '방송법'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앞서 추진된 통합방송법의 경우 '방송'의 근본적 정의 및 기준에 대해 여전히 이견이 있어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바 있다. 현재까지도 공영방송의 공적책무에 대한 뚜렷한 정의가 없다.

또한, 문체부가 지적한 '프로그램 편성의 의무와 규제가 따른다'는 지점은 오히려 방송사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법 제4조에 명시된 조항으로 이를 OTT와 구별하는 근거로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체부가 방송 편성권의 공공성을 OTT와 구분되는 기준으로 삼기에 앞서 소관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명확한 법리적, 정책적 해석 등 협의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방송의 공공성에 대해서는 그간 계속해서 사회적 합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으로, 어느 한 부처가 독단적으로 방송 편성 등에 각 요소별로 공공성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해외와는 달리 국내의 경우 지상파나 유료방송사들은 상업적 목적으로 여러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는 특수한 환경이 있기 때문에, 원칙만으로는 시장을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BBC의 경우에는 공영방송으로서 저작권 자체를 가진 권리자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국내 지상파의 경우 권리자로서 이미 각 유료방송사들과 CPS 협상을 벌이고 있고, VOD뿐만 아니라 스포츠 중계 등을 통해 콘텐츠 저작 명목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부처에서도 이같은 기준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그에 따른 연구반 운영 내지는 공론화된 장을 통해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수정된 규정을 시행하기보다는 업계 갈등이 큰 만큼 공감대가 형성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또한 적정 요율을 판단하기 전 투명한 산정방식 공개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용희 교수는 "이번 저작권료가 창작자에게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줄지, OTT 사업자의 경영에 문제가 없는지, 또한 중계자로서 저작권을 관리하는 음저협의 수익모델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서 해당 사안을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 창작자의 동일 콘텐츠가 각기 다른 요율을 적용받는 것도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공정거래법에도 저촉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방송 시장에서 플랫폼 간 재송신료와 프로그램 사용료 등 콘텐츠 거래 계약에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저작권만 따로 정부가 특정 요율을 확정해 강요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팟캐스트 등에서는 음악 저작권 문제로 인해 배경음악이 제외되거나 허밍으로 대체되는 사례도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국내 OTT에 등록된 콘텐츠에 OST가 제외돼 재생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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