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조직개편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담부서를 만들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은행 등 핵심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내년에 '착한 투자·경영'으로 요약되는 ESG 경영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8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지주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6명 규모의 'ESG경영부'를 신설한다.
지주의 전담부서에 발맞춰 우리은행은 홍보브랜드그룹을 '브랜드ESG그룹'으로 개편하고 산하에 13명 규모의 'ESG기획부'를 새롭게 만든다. 지주의 ESG경영부장과 은행의 ESG기획부장은 협업을 위해 겸직한다.
기존에 지주와 은행의 사회공헌부에서 일부 ESG 관련업무를 취급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우리금융은 ESG 경영에 대한 파격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대표들이 참여해 ESG 전략을 논의하는 'ESG위원회'도 신설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 ESG경영을 위해 지주에 조직을 만들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조치다.
우리금융이 계열사 등을 통해 내년 발행할 ESG채권 규모는 현재 5천억원 규모다.
지난주 신한금융지주도 조직개편으로 박성현 부사장이 이끄는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산하에 'ESG기획팀'을 새롭게 만들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략기획팀에서 업무 중 하나로 ESG를 담당해왔다.
ESG기획팀을 론칭하는 것은 그룹 전체 ESG 전략 추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각 계열사들에 ESG 담당인력 또는 부서가 있어도 지주 차원의 ESG 전담부서인 ESG기획팀을 신설해 ▲ESG 관련 조사·기획 ▲지속가능금융 측정·평가와 실행관리 ▲대내·외 소통 등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ESG기획팀의 인력구성은 아직 미정이지만 대·내외적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어 현재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보다는 증원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주의 조직개편에 맞춰 신한은행도 ESG 전담 부서를 만들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은 미정이다. 현재 신한은행은 조직개편 단행 전이다.
농협금융지주도 내년에 사업전략부 내 ESG 전담 조직인 'ESG추진팀'을 새롭게 만든다. 이에 현재 추진 방향 등을 수립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중이다.
포괄적인 ESG경영 전략을 수립해 내년부터 본격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그룹의 전반적인 ESG 경영체계, ESG 투자 프로세스, ESG 대응 관리체계 등을 아우르는 전략 수립을 위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지주에 발맞춰 농협은행도 내년에 사내에 전담 조직인 ESG추진위원회를 만든다. 녹색금융사업단은 단장 1명, 팀장 2명 등 총 9명으로 '녹색금융팀'과 'ESG팀'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일찌감치 올해 초 전담부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KB금융지주의 브랜드·ESG전략그룹 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했고 현재 부서 규모는 8명이다.
이와 동시에 KB국민은행의 ESG기획부(5명)를 비롯해 각 계열사들도 ESG전담부서를 같이 만들었다. 브랜드·ESG전략그룹 담당 임원은 정문철 상무(CPRO)로 지주와 은행을 겸직하고 있다.
KB금융 이사회 내에는 그룹 ESG 전략·정책을 수립하고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하는 'ESG 위원회'를 만들어 9명의 사내·사외이사가 참여해 ESG 경영의 실행력을 높였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ESG 전담부서를 만들면서 5대 금융지주 중에서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4곳이 ESG 전담부서를 두게 된다.
ESG는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는 투자활동,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3가지 항목을 중점해 투자를 하거나 경영활동에 반영하는 '착한 경영'을 말한다. 과거에는 수익성이 떨어져 ESG경영의 의미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적인 트렌드 자체가 바뀌었고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강조되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들도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ESG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 시장을 개척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와 맞물린 정부의 그린 뉴딜 등 한국판 뉴딜 정책과도 맞아떨어지면서 ESG경영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사회적인 트렌드도 그렇고 연기금과 같은 주요 투자자들도 ESG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를 더 하겠다는 방침으로 자사뿐 아니라 다른 금융사들도 ESG를 강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기업 지원 목적으로 ESG채권발행으로 한국판 뉴딜정책에 발맞춰 일자리 창출, 친환경사업 등 지속가능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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