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연수원 원장후보추천위원회는 22일 제2차 회의를 열고 민병두 전 정무위원장을 차기 원장 단독 후보로 추대했다. 원추위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6개 보험연수원 이사사 대표와 김성태 연세대 교수 등 외부 추천위원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민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17, 19, 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제20대 국회 후반기에는 금융을 담당하는 정무위원장을 역임했다. 이에 앞서 그는 은행연합회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보험연수원은 설립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원추위를 구성했다. 보험연수원은 보험 교육을 실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이다. 옛 보험공사의 부속기관으로 출범한 뒤 지난 1994년 유관기관으로 독립했다.
그간 보험연수원장 자리는 대부분 금감원 국장급 이상 퇴직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금감원의 전신인 보험공사의 부속기관이었기에 금감원 출신이 가는 것이 관행처럼 되풀이됐다.
지난 2018년에는 처음으로 3선 의원 출신인 정희수 현 생명보험협회장이 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종전의 인사 관행은 사라졌지만 그 역시 선임 과정에서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받지 않아 취임이 연기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원추위 구성에도 불구하고 연속으로 정치인 출신이 수장으로 내정되자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보험연수원장은 세간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지만 업무추진비 등을 포함해 연간 3억원 가량의 보수를 받는 '알짜' 자리로 통한다.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는 당국과 접점을 찾고 소통을 통해 업계의 실익을 도모해야 하기 때문에 정·관계 출신 수장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교육기관인 보험연수원은 무엇보다 보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자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처음으로 원추위가 구성된 만큼 보험에 대한 이해와 교육에 대한 철학이 있는 분이 원장으로 선임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당국과 교류가 없는 교육기관에 보험과 큰 접점이 없는 정치인이 선임된 것은 사실상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보은 인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보험연수원 총회는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민 전 정무위원장은 국회 취업제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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