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앱 '요기요'를 매각하고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DH와 우아한형제들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 데 따른 조치다.
DH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DH는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우아한형제들과의 합작법인 설립 관련해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내년 1분기 중 공정위로부터 최종 결정서를 받고 한국법인을 매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공정위는 DH가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지분 100%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조건으로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M&A)을 승인키로 했다.
지난해 전국 배달앱 시장에서 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산 점유율(거래금액 기준)이 99.2%에 달하는 만큼, 양 사 합병 시 ▲플랫폼 경쟁 감소 ▲음식점 수수료 인상 ▲소비자 혜택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DH는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 내에 DHK 지분 100%를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요기요를 매각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 매각 기간은 6개월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
◆요기요 누가 살까…쿠팡·네이버 등 거론
요기요는 지난해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이 20~30% 수준으로,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쿠팡이츠나 네이버·카카오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특히 서울·수도권에서 약진 중인 쿠팡이츠가 요기요 인수 시 단숨에 전국 2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DH가 치열한 국내 배달앱 현실을 고려했을 때 쿠팡이나 네이버·카카오에 요기요를 팔진 않을 것"이라며 "자칫 배민의 1위 입지까지 내줄 수 있어 인수 대상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당분간 요기요는 정상 운영된다. 공정위가 DHK 매각 전까지 요기요 수수료율·프로모션·근무조건 등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요기요의 배달원이나 이용자 정보를 우아한형제들로 이전하는 것도 금지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조건부 승인에 대해 "배민과 요기요 간 경쟁관계는 유지해 혁신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DH와 우아한형제들 결합은 허용해 DH의 물류 기술과 우아한형제들의 마케팅 역량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DH·우아한형제들 亞 배달앱 시장 본격 공략
DH는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를 약 40억 달러(한화 약 4조7천500억원)로 평가하고, 국내외 지분 8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DH의 첨단 물류시스템과 글로벌 배달앱 운영 경험을 우아한형제들의 마케팅 역량과 결합하기 위해서다.
약 1년 만에 M&A가 이뤄지는 만큼 양 사는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DH는 우아한형제들과 지분을 절반씩 투자한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기로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우아DH아시아의 대표로 대만,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1개국의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또 김 의장은 DH 경영진 중 개인으로서 최대주주이자, 3인으로 구성된 DH 본사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며, 더 좋은 서비스로 거듭날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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