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9일 '코로나19 백신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백신도입 시기와 감염재생산지수에 따른 코로나19의 확산규모를 시나리오별로 설정하고, 세계 7개 지역과 9개 산업을 반영한 모델을 구축해 실증분석을 했다. 감염재생산지수에 따른 일일 확진자 수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보고서의 예측치를 사용했다.
시나리오는 4가지로 나뉜다. 기준 시나리오(낙관)는 확진자 수가 일평균 337명을 유지하고, 백신도입이 내년 1분기부터 시작, 일반접종이 내년 2분기부터 이뤄져 2022년 3분기에 종식된다는 가정이다. 시나리오 1(확산)은 일평균 확진자가 1천200명으로 증가하다가 내년 1분기 백신 도입, 내년 2분기 일반접종이 시작돼 2022년 4분기에 종식되는 상황이다.
시나리오 2(심각)는 일평균 확진자 1천500명, 내년 2분기 백신도입, 내년 3분기 일반접종 시작, 2023년 1분기 종식된다는 전제다. 시나리오 3(매우 심각)은 일평균 확진자 2천500명, 2분기 백신도입 및 3분기 일반접종 시작, 2023년 2분기에 종식되는 경우를 가정했다.
시나리오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기준 시나리오의 연간 성장률은 올해 1.8% 역성장에서 2021년 3.4%로 반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돼 일일 확진자 증가세가 1천200명 수준이 된다면 2021년 성장률은 0%를 기록, 백신접종이 지연돼 확진자가 더 크게 치솟을 경우 경제성장률은 2.7~8.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백신접종이 시행되고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 경제가 반등하기 시작하므로 2022년 이후의 반등효과는 이전 해의 경기침체가 심할수록 기저효과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해 올해 GDP는 연 4.0% 감소하고, 백신접종과 확산세에 따라 2021년에는 3.8~20.5%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 시나리오1~3은 기준 시나리오보다 4.5~16.7%p 추가 손실이 발생하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764억~2천85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2분기에 백신이 도입되는 시나리오 2·3은 시나리오1에 비해 백신도입이 한 분기 지연되면서 각각 482억 달러(53조 원), 2천88억 달러(230조 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확진자 증가세 속 백신도입이 지연될 경우 경제활동을 제약, 전체 경제시스템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수출은 3.0~3.3%, 교역액은 3.1~1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수출에 대한 백신접종 지연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수출 상대국은 조기 접종으로 경제 안정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수입은 국내경제 침체에 민감하게 반영하므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심화될수록 교역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크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백신 도입 시기는 실업률에도 영향을 줬다. 조기접종으로 경제가 빠르게 안정되는 기준 시나리오(낙관)에서 실업률은 0.5%p 상승한 반면 시나리오 1~3에서는 3.1~21.7%p 상승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방역에 대한 국민의 인내와 노력에 상응하는 정부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백신확보 현황과 접종계획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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