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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代이어 재계대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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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차기 회장 단독 추대…'ESG 경영' 확산 나설듯

최태원 SK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다. [SK그룹]
최태원 SK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다. [SK그룹]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를 이어 재계 대표로 나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이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재계 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는 다음 달 초 회장단 회의를 열고 박용만 현 회장의 후임으로 최태원 회장을 단독 추대한다. 대한상의 회장직은 서울상의 회장이 맡는 것이 관례다.

박용만 회장은 재계 원로 등과 논의를 거듭한 결과 최태원 회장을 차기 회장 적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상의는 내달 초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서 최 회장을 공식 추대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달 23∼24일께 정기총회에 이어 열리는 임시의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최종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게 되면 대를 이어 경제계 대표로 활약하게 된다. 최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회장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전경련 회장을 맡아 경제계를 이끌었다. 최종현 회장은 사돈관계이던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됐지만 대통령의 사돈이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고사했다. 이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때가 됐다는 생각에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했다.

최종현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SK그룹을 떠나 한국 경제 전체를 먼저 생각하는 재계의 리더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에 직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SK그룹은 각종 세무조사 등 가혹한 보복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종현 회장은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해야 할 말은 반드시 하고 말았다.

특히 폐암수술을 받은 최종현 회장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달고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일화는 유명하다. 최종현 회장은 같은 해 10월, 11월에는 청와대를 찾아가 김영삼 대통령과 독대하고 경제위기에 따른 비상조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이때도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었다.

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가운데)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그룹]
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가운데)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그룹]

이에 따라 대를 이어 경제계 대표로 나서는 최태원 회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종현 회장 시절 전경련은 재계를 대표하는 유일무이한 단체로 꼽혔지만 현재는 그 위상이 추락한 상황이다.

반면 대한상의는 정부와 재계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공식적인 재계 대표 단체로 대접받고 있다. 4대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최태원 회장이 수장을 맡게 된 것 역시 대한상의의 달라진 위상을 대변해준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대표를 맡아 평소 지론인 사회적가치 창출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정부에 대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부친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업규제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에 부담이 되는 법 개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이 경제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높다.

사회적가치를 앞세우며 정부의 신임을 받았던 최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SK그룹 내부에서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이같은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정부와 각을 세우면 SK그룹의 경영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락한 것은 ESG 경영을 확산시키려는 신념이 앞섰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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