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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질적성장 내건 韓 배터리, 이제는 결과로 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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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성능은 포기하더라도 안전성과 신뢰성은 타협하지 않겠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안전을 기반으로 한 절대적인 품질 확보는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업의 본질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

국내 배터리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이처럼 올해 신년사에서 품질 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단순히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성능은 포기하더라도',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등 강경한 표현을 썼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과 엎치락 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내건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의 올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은 28.1GWh로, 전체 사용량의 24.2%를 차지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 솔루션은 사용량 26.4GWh, 전체 사용량의 22.6%를 차지해 2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월 처음으로 연간 누적 배터리 사용량 1위를 달성하고 8월까지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CATL이 올해 9월부터 역전해 11월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6.8GWh(5.8%), 6.5GWh(5.5%)로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월간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배터리 업체가 고객사나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다면 장기적으로 지는 게임이 된다. 단기간 점유율 싸움의 승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라도 질적 성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반짝 1위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말보다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제조사가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고 하지만 이를 과정과 결과로 보여주는 기업은 별로 없다. 설계, 제조 공정, 제품 검수 과정 등 모든 시스템과 인력을 정비해야 가능한 일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지난해 전기차 사고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긴 레이스에서 어떤 가치를 최우선해야 하는지 배웠을 것이다. K-배터리는 품질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길 바란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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