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온라인 행사로 진행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가 '올 디지털(All-Digital)'이란 콘셉트로 막을 올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혁신 제품들을 앞세워 신기술 경쟁에 본격 나섰다.
이번 행사에선 AI, IoT, 5G 등에 바탕을 둔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할 예정으로, 삼성·LG 등 한국 업체뿐 아니라 파나소닉·필립스·소니·메르세데스-벤츠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해 기술력 경쟁에 나섰다.
특히 이번에는 LG전자가 가상인간인 '김래아'를 앞세워 개막 기자 회견을 진행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또 이번 일로 지난해 CES 2020에서 '네온(NEON)'을 공개한 삼성전자와의 '가상인간' 대결도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한국시간 11일 밤 10시에 'CES 2021' 개막에 맞춰 온라인을 통해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직접 디자인한 가상인간 '김래아'를 공개했다.
'래아(來兒)'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인간으로, 최근까지 딥러닝 기술을 통해 3D 이미지를 학습해왔고 이번 행사에서 연설자로 등장해 입체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래아는 이날 호텔 등 특정 공간의 위생을 위해 방역 작업을 하는 'LG 클로이 살균봇'을 소개했다. 또 휴대성, 디자인, 성능, 대용량 배터리 등 여러 강점을 갖춘 2021년형 LG 그램, OLED 패널을 적용한 전문가용 모니터 'LG 울트라파인 올레드 프로'도 함께 소개했다.
래아란 이름은 '미래에서 온 아이'란 뜻으로, 올해 23세인 서울에 사는 여성이다. 직업은 음악을 만드는 '인플루언서'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이미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게시물은 77개, 팔로워 수는 5천949명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보여진 래아의 일상은 친구와 맥주를 마시거나 카페에서 셀카를 찍는 등 젊은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7월에는 잡지 화보도 촬영해 인플루언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일부 팔로워들은 화보 사진을 본 후 "진짜 사람이냐?"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래아는 그 동안 목소리와 움직임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LG전자는 이번 프레스 컨퍼런스를 위해 AI 기술을 기반으로 목소리를 입히고 움직임을 구현했다. 앞서 래아는 SNS를 통해 아직 목소리가 없어 현재 찾는 중이라고 밝히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 바 있다.
이날 개막식에 등장한 래아는 현장에서 참여자들과 양방향으로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20대 초반 여성의 앳된 목소리로 차분히 LG 클로이 살균봇, LG 그램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상인간의 인공지능 기술 적용 방향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래아의 등장으로 지난해 등장했던 삼성전자의 '네온'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 사람과 같은 형상과 표정을 적용한 네온을 흑인 남성부터 아나운서, 동양인 여성 등으로 다양하게 재현했으며, 올해는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한 '네온'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네온은 사용자에게 반응하고 기억을 학습해 나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기술 사업화 벤처 조직인 '스타랩스'를 통해 인공인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네온'을 활용해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 서비스 ▲앱·웹·리테일 환경에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고객 응대 서비스형 '네온 워크포스(NEON WorkForce)' 등 두 가지 기업용 서비스 모델도 제공할 방침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와 인공인간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해 향후 인공인간 AI 기술 공동 협력과 인공인간 기반 미디어 사업 협력도 진행한다. 또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정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도 함께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은행 점포에 네온을 도입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갤럭시S21' 등 스마트폰에는 당장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온의 인공인간 기술 고도화를 통해 앞으로 각 분야 고객들에게 보다 새롭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은 CG를 통한 정교한 외형, 음성합성 기술을 통한 목소리,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AI 기술 등이 합쳐져야 완성된다"며 "각 업체들이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태"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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