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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美 경제 재건·대중압박 나설 듯…"韓, 미·중간 조화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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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메가 경기부양책·최저임금 2배 인상·5G 민주국 동맹 등 향후 경제정책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20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내각 인사청문회 및 주요직 임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국' 역할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교류도 조화롭게 모색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부문 인사로 본 정책 방향 및 이에 따른 바이든 정부 국정운영 초기 관전 포인트 5가지를 제시했다.

전경련이 가장 먼저 꼽은 관전 포인트는 대공황 수준을 넘어선 '3차 경기부양책(미국구제계획, American Rescue Plan)' 통과와 국방물자생산법 등 코로나 긴급조치 시행 여부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청문회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재정부양책에 있어 크게 행동(act big)하겠다"며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예고했다. 또 그는 "재정부담 우려에 대해 50년 만기 초장기 국채발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옐런 장관과 함께 미국의 경제 전시상황실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수장으로 임명된 브라이언 디스 위원장도 대규모 경기부양책 관련 과감한 의사결정과 추진 동력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 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오바마 대통령 경제 고문이자 자동차산업 구제금융을 총괄한 바 있다.

약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3차 부양책은 인당 지급되는 개인 재난지원금 1천400달러를 비롯해 특별실업수당, 주거보호, 자가격리·확진 시 유급휴가 지원 등을 포함한다. 현재 미국의 1차(2조 달러), 2차(9천억 달러) 경기부양책 합계는 미국 GDP의 14.5% 규모로, 이미 대공황 수준(당시 미국 GDP 12.6%)을 넘어선 상태다.

또 '취임 후 100일 안에 1억 명 백신접종'이라는 바이든 대통령 공약 달성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해 백신 생산을 가속화 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국방물자생산법은 한국전을 계기로 제정된 것으로, 안보·국방을 위해 대통령 직권으로 기업이 특정물품을 확대·생산할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3차 경기부양책이 시행될 경우 미 연준의 저금리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3차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당초 2025년으로 예상됐던 금리인상 시기가 2023년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경련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산층 재건 및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2배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의 씽크탱크이자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가 진보주의 경제학자들로 구성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전경련에 따르면 세실리아 라우스 위원장 지명자는 교육·인종 이슈 전문 노동경제학자다. 제러드 번스타인 위원은 중산층, 빈곤, 저임금노동시장 전문가로 민주당 내 개혁성향 진영까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힐러리 대선캠프 출신의 헤더 부시 위원은 소득불평등이 경제발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주목받는 학자다.

전경련 관계자는 "'중산층 재건'을 제1 기치로 내건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최저임금을 2025년까지 현 7.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고, 노동조합 설립절차 간소화 및 단체교섭권 강화를 통해 노동조합 가입비율을 끌어 올리겠다고 공약했다"며 "이미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8개 주가 최저임금 15달러 도달 법안을 통과시켰고, 제3차 경기부양책에도 최저임금 조항이 포함돼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표=전경련 ]
[표=전경련 ]

전경련은 바이든의 제조업 부흥과 경제재건 비전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조업 부흥책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향후 바이든식 제조업 부흥책이 어떻게 추진될 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이 주창한 메이크 인 아메리카(Make it in America),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비전은 ▲미국 내 제조 ▲미국산 원자재 구매·조달 ▲외국 진출 미국 기업의 미국 회귀를 주 내용으로 하는 3대 정책이다. 이는 ▲미국 내 생산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 기업 대상 10% 세액공제 ▲2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연방정부의 미국산 조달물품 구매에 4천억 달러 투입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에 10% 징벌적 과세 부과 등의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또 이를 총괄할 지나 레이몬드 상무장관 지명자는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시절 인프라와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해 미국 내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돼 온 로드아일랜드 실업률을 절반 수준(2014년 7.7%→2019년 3.6%)으로 감소시켰으며, 벤쳐캐피털사 창립 경험 등을 바탕으로 기업 생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로 평가 받고 있다.

더불어 바이든은 대만계 2세 출신의 무역대표부(USTR) 캐서린 타이 대표 지명자를 내세워 재무부, 상무부, 무역대표부 협력 하에 강력한 중국 억제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타이 대표는 대 중국 정책에서 방어와 공격 전략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중국 강경파로, 트럼프식 양자 간 관세공격과 경제제재를 '방어적 대응'이라 평가하며 미국 내 산업·노동자에 대한 직접투자를 비롯해 미국의 동맹·우호진영과의 연합 전선을 구축해 중국을 압박하는 '공격적 대응'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타이 대표 지명자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개정협상에서 강력한 노동·환경 기준을 관철시켰다.

이 밖에 지난 19일 미국 금융위 인준청문회 자리에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무역현안에 있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해 "중국의 불법적 무역관행에 맞서 싸울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트럼프의 모든 방법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중국에 대한 접근은 옳다"고 평가하고 "신장위그루족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수입하지 않아야 한다"며 미국의 대중정책 강경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동맹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5G 등 신기술 패권과 통신안보 관련해서는 미국과 EU의 '기술-민주 동맹'이 논의 중이다. EU는 신기술 관련 기술·산업표준을 미국과 공동 설정해 중국의 우위 확보를 사전 방지하고자 하는 범대서양 무역·기술위원회(TTIP, Trans- pacific Trade and Technology Council) 설립을 지난달 미국에 제안한 바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웨이 5G 장비 배제를 요구하는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며 "이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의 신기술 패권전쟁에서 외교적 수단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전경련은 오는 6월 예정된 G7 정상회의의 화상 사전회의가 다음달 예정된 가운데 G7 확대 개편 여부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의사결정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스 총리가 옵저버로 한국, 호주, 인도 3국을 초청한 가운데 G7을 확대해 D10(민주주의 10개국)으로의 개편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주의 질서 회복과 동맹관계 강화를 강조하고 대 중국 견제를 위해 우호진영과의 연합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D10구상이 공식적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임명직)으로 임명된 커트 캠펠은 최근 포린 어페어스 기고를 통해 "중국 견제를 위해 D10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인사(人事)=정책'이라는 관점에서 바이든 신정부의 정책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금의 인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으로서는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에 동맹국 역할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에서 미국 신정부의 대중 강경파 기조를 고려해 대응해야 하는 점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민관이 함께 지혜를 모아 세밀한 대응을 준비할 때"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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