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보험연구원은 '해외 외화보험시장 성장 및 정책대응과 국내 시사점' 리포트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 외화보험시장 3년 새 연평균 73.2% 급성장…신성장동력 찾는 보험사·자산 다양화 원하는 소비자 수요 부합
최근 금융소비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달러수요 증가 등으로 외화예금과 외화보험 등 외화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생명보험사의 외화보험 누적 판매량은 3조2천억원 수준이며, 최근 3년(2017~2019년) 사이 연평균 73.2% 증가했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외화보험시장의 성장은 생명보험산업의 성장여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사의 수요와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다양화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부합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외 외화보험 운영사례를 볼 때 외화보험은 금융소비자의 외화수요와 관련이 있어 환율, 금리 등 금융자산가격 변화도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및 해약환급금 지급 등이 외화로 이루어지는 상품이다. 외화종신보험과 외화연금보험 등으로 구분되며, 과거 외국계 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보험사들도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입자는 사전에 정한 보험료를 외화로 납입하고, 보험사가 만기 5년 또는 10년 등의 외화채권 등에 투자해 자산과 부채를 대응시킨다. 납입보험료는 해당 통화 발행국의 국채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예정이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자국과 투자된 국가 간의 금리 차가 클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 보장이 가능하다.
만기 시에는 자국 통화로 환전해 보험금을 수령하는 구조로, 해당 시점에 자국통화가 강세인 경우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변혜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저금리 장기화, 내외금리차 확대, 자산분배 다양화 수요 등으로 지난 2016년 이후 외화보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5대 생보사의 2018년 외화보험 판매액은 전년대비 5% 증가한 3조6천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장기화, 대만달러 약세 등을 배경으로 외화보험 상품이 시장에 출시돼 2017~2018년에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 외화보험 판매 과정서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보호 문제 발생…국내 상황에 적합한 조치 고려 필요
변 연구위원은 "일본과 대만의 외화보험은 소비자 선택폭 확대에 기여했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 문제가 발생했다"며 "(양국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보완장치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기준 일본의 외화보험 관련 민원은 2천822건으로, 최근 8년(2012~2019년) 동안 4.7배 증가했고, 전체 민원 중 판매과정에서 원금손실위험 등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해 제기된 민원이 67%를 차지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외화보험 판매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고령계약자 보호조치 ▲ 판매자격 관리 ▲ 가입절차 개선 ▲ 수수료체계 검토 ▲ 공시제도 개선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대만 생명보험협회는 외화보험 모집자격 시험을 도입하고, 판매 과정에서 상품설명 의무를 강화하는 등의 자율운영규정을 제정했고, 금융감독위원회(FSC)는 건전한 외화보험 사업 운영을 위해 판매자격 요건과 운영상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그는 "외화보험시장이 발달한 일본과 대만에서는 판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업계와 감독당국이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외화보험이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유용한 보험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외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정책대응을 참고해 국내 상황에 적합한 조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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