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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트럭시위'는 계속된다…"게임사, 애정에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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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위 방식 파급력 상당…게임업계 반성해야 목소리도

'페이트 그랜드 오더' 이용자들이 지난달 넷마블 사옥 근처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페이트 그랜드 오더' 이용자들이 지난달 넷마블 사옥 근처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게임 이용자들이 잇따라 트럭을 몰고 거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중순 '페이트 그랜드 오더' 이용자들이 게임 운영에 불만을 나타내며 벌인 트럭 시위가 다른 게임들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사들의 만족스럽지 못한 운영에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유튜브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같은 행동이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임업계가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트 그랜드 오더를 비롯해 '프로야구 H2', '라그나로크 오리진', '마비노기' 등의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게임사를 규탄하는 슬로건을 내건 트럭을 앞세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도 천차만별이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그간 쌓여온 게임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 속에 연초 '스타트 대시 캠페인'의 갑작스런 중단이 겹쳤다. 반발이 커지자 결국 권영식 대표가 직접 사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오는 6일 오후 열리는 이용자 간담회에서 이용자들의 의견을 보다 구체적으로 청취할 예정이다.

프로야구 H2는 특화훈련 미적용 오류가 발단이 됐다. 지난해 9월 '특화훈련'을 추가했는데 이용자들이 직접 검증한 결과 해당 콘텐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엔씨 측은 이 같은 불만이 수차례 제기된 뒤에야 문제를 해결하는 패치를 적용했다. 엔씨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이용자들의 의견을 일부 반영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순차적으로 요구 사항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경우 게임 내 만연한 버그 수정에 소홀하다는 점이 지적되며 1일부터 트럭 시위가 시작됐다. 특히 이들은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여타 게임 이용자들과도 뭉쳐 회사 측에 항의한다는 방침이다.

마비노기 역시 일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트럭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넥슨이 그간 불통 운영을 해 왔고 이전에 불거진 문제들에 대해 운영진 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넥슨은 "업데이트 콘텐츠에 대한 개선사항 요청 등으로 마비노기 개발팀은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있다"라며 "다양한 소통 기회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더욱 귀기울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트럭 시위가 잇따르자 게임사들은 잇따라 사과문을 게시하는 등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넷마블은 사과문을 7차례 게시하고 오는 6일 이용자 간담회를 열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프로야구H2의 개선 사항과 사과문을 지난달 발표했다.

사실 트럭 시위는 그간 연예계 쪽에서 주로 일어났다. 연예인 팬덤이 소속사를 대상으로 항의하는 형태의 시위였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e스포츠 구단인 SKT T1 팬들이 선수 스케줄 문제 등에 항의하며 T1 본사 앞으로 트럭을 보내는 시위를 한 것을 계기로 게임업계로도 유입된 모양새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그간 전례가 없었던 새로운 시위 방식이 도입됐다는 점은 물론, 이러한 흐름이 게임업계 전반으로 번질지 여부에 예의주시하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꾸준히 1인 시위 등 게임 이용자들이 회사를 대상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라며 "다만 최근 트럭 시위는 트럭에 부착된 LED 전광판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더욱 잘 보이게 했고, 여기에 유튜브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트럭 시위를 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점에서 이전 시위보다 더욱 파급력이 있는 방식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게임사를 더욱 강하게 압박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사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주요 게임사들이 대기업화되면서 게임사들이 고객 대응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게임에 대한 이해도나 애정 등이 약해졌다"며 "게임 이용자들, 특히 과금을 많이 한 이용자의 경우 전반적으로 기대 수준이 높아져 더 이상 게임사의 행동에 대해 그냥 용납하고 넘어가지 못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럭 시위는 대단히 온건한 의사 표현 방식"이라며 "게이머들이 정말 그 게임에 관심이 없으면 트럭 시위를 하지도 않고 그냥 나가 버릴 것인데, 적어도 트럭을 세워 놓고 요구하는 것은 그 게임과 게임사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회사가 그런 불만들을 수용하고 그들과 대화하고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들이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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