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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두고 서울시·하림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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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불수용 방침에 하림 "도시첨단물류단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도시첨단물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안건을 두고 서울시와 하림그룹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하림이 도시계획과 배치되는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하림은 서울시가 고의로 사업계획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3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림이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의 도시계획 기준이 명백함에도 이와 배치되는 초고층·초고밀 개발을 요구하고 있어 과잉개발 논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5년 도시 내 물류 지원을 위해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시작하며 양재동 등 6개 시범단지를 전국에 선정한 바 있다. 이에 하림산업은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개발 방식을 논의한 후 지난해 8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사이에 둔 서울시와 하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하림]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사이에 둔 서울시와 하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하림]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한 2만8천800평 용지에 조성되는 것이다. 하림산업은 그린&스마트 도시첨단 물류 시설과 연구개발 지원 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도시기본계획 및 양재택지지구단위계획 등과 배치되는 내용이라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고, 주변 인접지 대비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림은 공익감사 청구 등으로 맞서고 있다.

◆서울시 "정해진 도시계획 기준 이상 사업 승인 불가" 재차 강조

서울시는 하림의 개발 계획이 도시계획에 어긋나는 만큼 사업을 승인할 수 없다고 재차 밝혔다.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에 선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상위 계획을 어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하림이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세우려 하는 구역은 상습 교통 정체 지역이라는 여건 등을 감안해 용적률 400%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 도입 용도를 연구개발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하림의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하림은 용적률 800%, 지하 포함 용적률 1천684%, 높이 70층, 399m 등 초고층·초고밀 개발을 추진중이다. 이는 시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과도한 계획이라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 국장은 "하림이 해당 지역 개발 여건과 서울시 상위계획 등에 걸맞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좋은 계획을 제안해 주길 기대한다"며 "시는 좋은 계획을 통해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길 희망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림 "서울시의 도시첨단물류단지 관여는 월권"

하림은 이 같은 서울시의 입장이 법률적으로 잘못된 '고의 지연'이라고 반박했다. 관련 법령에 의해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서울시 도시계획국이 별도 법령을 적용받는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에 대해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하림은 서울시 도시계획국이 하림산업이 처음으로 신청서를 냈던 2016년 5월부터 철회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범단지로 선정되고 국가 계획에 반영됐음에도 R&D단지로 조성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2017년 11월에는 '양재부지'를 특정해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이 시행되지 못하도록 '한국화물터미널 등 대규모 도시계획시설 부지 관리방안'이라는 부시장 방침까지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는 이 방침을 근거로 관계 법령에 의해 업무를 담당해 온 '택시물류과'를 협조부서로 내리고 시설계획과를 총괄부서로 변경시켰다. 이는 국토교통부와의 사전 협의 및 승인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담당 부서의 거부에도 강행됐다는 설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이 현재까지도 제자리에 멈춰 잇는 이유는 권한이 없는 서울시 도시계획국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법이 규정한 인센티브가 왜 특혜인가…신속히 사업 시작돼야"

하림은 서울시가 주장하고 있는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용적률은 국토교통부 기준에 따라 적용된 최대 용적률을 투자의향서에 반영한 것이며, 최종 계획은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확정된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4년 동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비용, 각종 세금, 개발용역비 등 약 1천5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 도시계획국의 주장에 따라 R&D 공간 40%를 반영하며 용적률에 대한 법적 인센티브 효과도 사실장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도시첨단물류단지를 미래세대를 위해 서울시가 반드시 갖춰야 할 공공성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또 민간기업이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수행해야 할 사회적 책무라는 인식으로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에 포장없는 물류, 쓰레기 없는 물류, 재고 없는 친환경 생활물류를 실현하는 시설과 운영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려 하고 있다"며 "(해당 사업이) 적법하고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추진돼 국가적 경제 회복 노력에 부응하고 서울시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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