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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호'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대금 2兆 어디에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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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 부동산기업 도약 발판 활용 가능성…주주환원 촉구 목소리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2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노딜(거래무산)'로 마무리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세계 경제 침체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한 데 따른 것이다.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 인수 무산 이후 종합 디벨로퍼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 모색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해당 실탄이 어디에 사용될지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 무산에 갈 곳 없는 2兆 현금과 채무 영수증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 2019년과 비교해 6.35% 증가한 5천86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6.8% 줄어든 2천200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지난해 3분기 아시아나 인수 계약금 2천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HDC현산의 자산총계가 껑충 뛰었다는 데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무려 2조18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말(1조140억원)과 비교해 무려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심지어 HDC현산의 시총(2조29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대신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유동부채는 1조7천260억원에서 2조4천740억원으로 43.3%(7천480억원) 증가했다. 비유동부채 역시 4천510억원에서 8천99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차입금도 5천860억원에서 1조7천55억원으로 증가, 이로써 부채비율은 97.6%에서 123.0%로 무려 25.4%포인트 증가했다.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지만, 정작 인수가 노딜로 끝나면서 막대한 실탄과 함께 영수증이 남게된 셈이다. HDC현산은 유상증자 3천200억원, 사채 3천억원, 사모사채 1천700억원, 공사대금 유동화 3천700억원, 은행대출 5천700억원 등 1조7천억원 실탄을 조달했다.

앞서 HDC현산 컨소시엄은 2019년 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30.77%를 3천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천77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계약금으로 2천50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HDC현산]
[HDC현산]

◆신사업 활용 발판 가능성↑…일각서 주주환원 촉구 목소리도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해당 실탄을 건설기반의 펀더멘털을 강화, 종합금융 부동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HDC현산이 현재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복합개발 사업이다. 복합개발은 주거와 업무, 연구, 문화, 숙박 등 시설을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광운대 역세권 개발, 공릉 역세권 개발, 용산 철도병원 부지개발 등의 프로젝트가 있다. 특히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역세권 과밀화지역 용적률 완화 대책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단순 디벨로퍼에서 더 나아가 개발사업과 리츠를 접목,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권순호 HDC현산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때"라며 "스마트시티 구현, 에너지, 물류 시설 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 개발하고 사례를 분석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의 주주환원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HDC현산이 지난해 '아시아나 인수 대금 확보'를 제1목적으로 3천2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지분가치가 희석된 만큼 자사주 소각, 배당 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유상증자 진행 당시 공시를 통해 아시아나 인수 무산 시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해당 자금의 사용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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