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매도 관련 대표종목들이 동반 하락하는 등 벌써부터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며 공매도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대표종목인 셀트리온은 금융당국의 공매도 부분 허용 소식이 알려진 이튿날 1.73% 하락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0.89% 떨어졌다. 에이치엘비는 하루 만에 2.94%나 빠졌다.
모두 평소 공매도 잔고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2위를 다퉈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반(反) 공매도 운동'의 대상으로 지목한 종목들이다. 다만 공매도 허용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째인 이날 이들 종목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오가고 있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2일 기준 무려 1조6천942억 원으로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다. 공매도 잔액 비중은 3.53%로 최근 3%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공매도 잔고와 잔액 비중 또한 각각 950억 원, 4.98%로 최상위권이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공매도 잔고가 2천505억 원에 달해 코스닥 종목 가운데 1위다. 공매도 잔액 비중 역시 4.99%로 5%에 육박한다. 마찬가지로 과거 공매도가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될 때마다 하락한 전례가 있다.
최근 다시 이들 공매도 대표종목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도 오는 5월 우선 재개되는 공매도 대상에 이들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우선 재개한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해 공매도 재개에도 가격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3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국내·외 투자자에게 익숙하고, 파생상품시장과 주식시장 간 연계거래 등 활용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코스피200에, 에이치엘비는 코스닥150에 속한 종목이다. 5월 공매도 우선 허용 이후 타격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이에 개인투자자 3만2천여 명이 모여 있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주주연합과 연대해 이른바 '셀트스톱' 운동을 진행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은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공매도에 맞서 9주, 99주, 999주 단위로 주식을 매수하는 일명 '두인스톱'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극적인 상승은 요원한 상태다.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들의 집단행동이 만나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단 분석에서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시황 연구원은 "공매도 반대 운동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투자자들이 팔고 나갈 경우, 뒤늦게 들어간 개인의 손실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이 같은 변동성 확대는 투자심리를 위축 시켜 수급 주체들의 차익 시현 욕구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실질적인 공매도 재개가 가까워지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결국 해당 시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과열 여부에 대한 판단이 증시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허용 종목 중에서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한 달간 크게 하향조정된 종목들은 공매도 리스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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