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현대중공업이 국내 건설·기계 1위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으면서 올해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고, 연내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중공업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인수·합병(M&A)을 순조롭게 끝내고, 높아진 점유율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올 3분기 내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KDB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은 지난 5일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4.97%를 8천50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향후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중국 등 주요 국가에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며, 3분기 내 인수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8년 기준으로 국내 굴삭기 시장에서 43.5%를 점유한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2위였던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시장점유율을 70%대까지 높일 수 있게 된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4.5%로 높여 5위권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목표로 했던 유럽연합(EU) 심사는 아직 통과하지 못했지만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등 6곳 중 3곳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따라 현대가 3세인 정기선 부사장이 이들 M&A를 순탄하게 마무리하고, 법적인 절차가 끝난 이후에도 피인수 기업과 성공적인 결합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와 결합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공정위의 기업결함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건설·기계 분야는 수입 제한이 없는 자율경쟁이라는 논리를 펼칠 예정이지만, 공정위가 어떻게 시장 획정을 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또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두산인프라코어와 통합 과정이 남아 있다. 당장 합병은 하지 않겠지만 겹치는 인력, 사업 분야의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정 부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의 고용 안정은 물론 기존 거래선 유지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라며 "연구개발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절차를 매듭 지으려했지만 이를 올해로 넘겼다. 최대 관문으로 여긴 EU가 심사를 미뤘기 때문이다.
유럽은 경쟁법이 다른 나라에 비해 복잡하다. 이곳엔 그리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에 있는 글로벌 해운사들도 밀집해 있다.
EU는 양사 가스선의 경쟁 제한성을 깐깐하게 따져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두 회사 전체 선종을 따진 시장 점유율 21%(수주잔량기준)보다 많다.
EU가 양사간 결합을 승인하면 다른 나라도 불허할 명분이 적어서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은 일단 경쟁국인 중국의 승인을 호재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물리적 결합을 넘어서 사업간, 조직간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현대중공업은 고용, 독과점 규제 이슈를 어떻게 잘 돌파할지도 과제"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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