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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건강] “아프면 쉴 수 있어야”…근로시간↑ 노동생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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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길어지면 노동생산성 떨어져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근로시간이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노동생산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식적 이야기인데 노동자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프면 쉴 수 있어야 하는데, 쉴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국내 연구팀이 임금근로자 3천890명을 대상으로 노동생산성 손실 관련 온라인설문을 했다. 그 결과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이상’은 ‘40시간’보다 남자의 경우 5.1%, 여자는 6.6% 생산성이 줄어들었다.

강모열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교신저자), 이동욱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강사(제1저자) 연구팀이 2020년 1월부터 2월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만 19세 이상 성인 임금근로자 3천890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과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주당 근로시간이 증가할수록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점차 커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연구팀은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건강 문제로 생긴 노동생산성 손실에 대해 6개 항목, 10점 척도로 조사했다. 노동생산성 손실은 구체적으로 앱센티즘(Absenteeism)과 프리젠티즘(Presenteeism)으로 구분했다. 앱센티즘은 건강 문제로 결근, 조퇴, 지각 등의 근로시간 손실을 의미한다. 프리젠티즘은 출근은 했는데 건강 문제로 업무수행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정의했다.

조사대상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4시간이었다. 건강 문제로 노동생산성 손실은 평균적으로 26.6%로 나타났다.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은 프리젠티즘으로 인한 부분이 96% 정도였고 앱센티즘으로 인한 것은 4% 이하였다.

연구팀이 주당 근로시간(4개 그룹, 40시간 미만·40시간·41~51시간·52시간 이상)과 가구 소득수준(3분위), 성별과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과 비교했을 때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1%, 여성 6.6% 더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시간 노동에 의한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저소득층일수록 더욱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가장 소득이 낮은 군을 기준으로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보다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8%, 여성 10.1%로 더 크게 발생했다.

◆저소득층, 건강 안좋아도 장시간 노동에 노출

저소득층은 건강이 좋지 않아도 소득 확보를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할 가능성이 커 생산성 손실과 연관성이 더 잘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행동 양상은 여성에서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소득층 근로자가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은 고소득층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과는 다른 수준의 사회경제적 압력이 있다는 점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노동현장에서 생산량 증가를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켜 오히려 노동생산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비용 측면에서나 생산성 측면에서 경제적 선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모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근무시간과 병가 정책을 재구성하는 측면에서 노동현장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근로자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적정 근무시간과 건강이 좋지 않으면 충분한 회복을 위한 적극적 병가 정책을 구축하는 것이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보다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1%, 여성 6.6%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서울성모병원]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보다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1%, 여성 6.6%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서울성모병원]

깅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건강이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할 때 ‘상병수당’이 존재한다”며 “우리나라는 아예 상병수당이 없는데 이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 소득보장에 대한 여러 시스템을 고민해야 하고 무엇보다 기업의 경우 노동자의 건강을 인적자본으로 생각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상병수당 신설 등 노동자 건강을 챙기는 것은 기업에 있어 비용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의 투자라는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결과는 직업환경의학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2020년 12월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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