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2'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데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리고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업체들에게 밀린 탓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3~4%p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에도 1위 자리는 지켰지만 가장 큰 경쟁사인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삼성전자의 부진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2억5천49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19.5%로,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20% 아래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2011년 19.9%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10년간 2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2012년과 2013년에는 30%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부진과 하반기 애플 '아이폰12'의 돌풍 영향으로 시장점유율이 뚝 떨어졌다. 특히 '갤럭시S20' 시리즈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판매량이 전작의 60% 수준에 불과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지난해 4분기에는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2' 공세에 시달렸다. 애플은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출시한 후 작년 4분기에 삼성을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애플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65%, 3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같은 기간 동안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각각 37%, 16%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선 16%를 차지하며 2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상위권에 있던 화웨이도 작년 4분기에 미국의 무역제재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순위가 급락해 5위로 추락했다. 반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중국 내수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강세를 보이며 화웨이의 빈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억9천460만 대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는 8% 성장했다.
업계에선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로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5G 스마트폰 보급과 폴더블폰 확산으로 평균 판매단가(ASP)는 상승하면서 금액 기준 시장 규모의 성장세는 두 자릿수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5% 성장한 13억5천만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화웨이 부진의 반사수혜를 애플과 샤오미가 가져갔다"며 "다만 올해는 동남아, 라틴 등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높은 지역의 수요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출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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