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시행 7년차를 맞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개편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단통법은 휴대폰 구매시 차별없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지난 2014년 마련됐다. 다만, 안착되기보다는 지속적인 시장 혼란을 야기하면서 존립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아울러, 단말기 보조금 대신 25%로 상향된 선택약정할인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저가 요금제 가입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조금 혜택이 지급되면서 단통법의 효력도 약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단말기별 보조금 규모를 공시하고 일정 기간 동안 바꿀 수 없도록 해 결론적으로 '모두가 비싸게 사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불법 보조금 지급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 역시 이같은 비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고자 국회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까지 적극 나섬에 따라 개편 또는 폐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 방통위, '추가지원금 확대·공시주기 단축' 추진
11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달 내 발표를 목표로 단통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방통위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이통사 공시를 통해 지급되는 보조금(공시지원금) 외에 유통점에서 추가로 지급할 수 있는 지원금 범위를 상향하는 것과 공시 주기를 바꾸는 것이다.
추가 지원금의 경우 현재는 유통망이 지급할 수 있는 규모가 이통사 공시지원금의 15%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일례로 이통사가 공시한 지원금이 20만원이면 유통망에서는 최대 3만원까지만 지원금을 줄 수 있다.
다만, 추가 지원금의 한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과거처럼 유통점끼리의 경쟁으로 보조금 대란이 발생할 수 있어 단통법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상향 폭이 적을 경우 체감하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방통위는 각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을 통해 정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공시지원금의 50%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통사들의 공시지원금 유지 기간 단축도 고려대상이다. 현재는 최소 일주일 동안에는 지원금 규모를 바꿀 수 없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 제정 당시와 달리 이동통신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시대 변화에 맞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에는 단통법을 개정하고 싶어도 이해관계자간 의견차가 심해 조정이 힘들었다. 때문에 의견 대립이 적고 단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부터 손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분리공시제 도입 부상...단통법 폐지 의견도
제조사와 이통사 지원금 규모를 각각 공시하도록 하는 '분리공시제' 도입 역시 관건이다.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를 명확하게 확인하게 되면 시장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다.
분리공시제는 단통법 제정 당시만 해도 이통사, 제조사 등 이해관계자들간 의견 대립이 심해 포함되지 못했다. 제조사 지원금이 공개되면 마케팅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변수다.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분리공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조승래·김승원·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포함한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보다 활발하게 추진되는 분위기다.
일부 개정과 달리 단통법을 없애자는 주장도 있다. 국회 과방위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본래의 규제 대상인 전기통신사업법과 단통법을 통합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 단통법은 폐지하고 조항만 남긴다는 의도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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