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쿠팡·배민 등 온라인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국회 규제뿐만 아니라 정부부처별 정책방안이 속속 공개됨에 따라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이 급속히 커진 만큼 늘어나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은 있으나, 업계 입장에서는 규제 강화와 동시에 부처 싸움까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 미래 불확실성 커졌다는 것.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기통신사업법'에 이어 중소벤처기업부까지 해당 정책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부처별 밥그릇 싸움까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입점사 절반 정도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 때 플랫폼 사로부터 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내용이 담긴 '온라인 플랫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기부는 "입점업체 상당수가 매출 유지를 위해 온라인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나,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플랫폼과 사용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정기적 플랫폼 실태 조사와 플랫폼과 입점 사업자 간 상생을 유도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꼽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수수료가 과도해지지 않고 서로 상생을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 정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안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달 8일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 입법 예고했다. 두 법안 모두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에는 플랫폼 업체가 입점 업체에 불공정행위를 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내용이 담겼다.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 비자가 입점 업체와 플랫폼 사업자에 선택적 배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도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 중이다. 양정숙 의원(무소속)도 라이브커머스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너도, 나도 시어머니 자처…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
쏟아지는 규제안에 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가 목적이 아니라 서로가 규제를 더 많이 하려는 것 같다"라며 "광고 표출부터 소비자 정보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는 건 과도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한 "해외 사업자에 대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했지만,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내 기업과 역차별 문제도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개정과 함께 "국내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대규모 해외 사업자에 대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고 분쟁 해결 및 문서 수령 등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 역외적용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규제가 너무 많다"라며 "정부의 최소규제 원칙에 부합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부처별로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라며 중복규제 가능성도 제기했다.
플랫폼 사업자 대부분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를 간과하고 규제만 강화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그러면서 "과한 규제로 시장 위축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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